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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바다

2021년 <한국동서문학> Vol 39에 발표

어머니의 바다


우재(愚齋) 박종익


돌미역 한 아름 가슴에 안고

깊고 푸르게 몸 낮추시며

갯바위에서

어머니가 펄럭이고 계십니다

온 생을 파도에 맡겨두시고

날것을 건져 올리시는 어머니

시도 때도 없이 불어오는 갯바람에

뼈와 살을 깎아내시며

무른 뼈를 비우고 있습니다

부둣가에서 미역과 전복을 내다 팔면

하얀 고봉밥이 되고

손주 알사탕값이 될 거라며

철썩이는 둥근 파도 한 채 머리에 이고

해풍에 몸 지지고 계시는 어머니

입맛 시들해지고 아프실 때마다

전복미역국 한 솥 푹 삶아 고아내면

갯바람이 들쑤시던 어머니 몸에서

하얀 파도 소리가 물살로 끓어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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