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바다
2021년 <한국동서문학> Vol 39에 발표
by 바다시인 우재 박종익 Sep 22. 2023
어머니의 바다
우재(愚齋) 박종익
돌미역 한 아름 가슴에 안고
깊고 푸르게 몸 낮추시며
갯바위에서
어머니가 펄럭이고 계십니다
온 생을 파도에 맡겨두시고
날것을 건져 올리시는 어머니
시도 때도 없이 불어오는 갯바람에
뼈와 살을 깎아내시며
무른 뼈를 비우고 있습니다
부둣가에서 미역과 전복을 내다 팔면
하얀 고봉밥이 되고
손주 알사탕값이 될 거라며
철썩이는 둥근 파도 한 채 머리에 이고
해풍에 몸 지지고 계시는 어머니
입맛 시들해지고 아프실 때마다
전복미역국 한 솥 푹 삶아 고아내면
갯바람이 들쑤시던 어머니 몸에서
하얀 파도 소리가 물살로 끓어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