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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에서 기도하기

by 시온


원하는 것을 상상하면 생각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말들에 위화감이 든 적이 많았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이뤄진다는 것이니까.

이 말은 우리를 맞이하는 외부 요인과 환경적 변수를 지나치게 과소평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을 스스로 막아놓고,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인 내가 생각하는 대로만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과연 진정한 자유일까? 아니면 내가 만든 한계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드는 굴레일까?


통제 불가능한 부분들에 의해 알지 못한 나를 만날 수도 있고, 깊이 없는 피상적인 긍정으로 내가 가진 가능성들이 발아하지 못한 채 묻힐 수도 있을 텐데.

생각의 힘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인지,

스스로를 가두는 행위인지.

무언가를 끌어들이기 전에 무엇을

놓아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볼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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