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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계절을 좋아하나요

by 사유

추위를 견뎌내는 이유는 봄의 따스한 손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인가.


3월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젖히니 온화한 바람이 틈 사이로 흘러들어왔다.


그래서 오늘은 두꺼운 패딩을 잠시 벗어던지고 약간 도톰한 코트를 꺼내 입을 여유가 생겼다.


가벼워진 옷차림만큼 발걸음의 무게도, 속도도 줄었다.


날카로운 겨울바람을 피해 빠르게 움직이던 발도 이제는, 시선에 그 움직임을 의지하는 듯하다.


황갈색으로 엎드려 있던 잡초들도 이제는, 몸을 뒤집어 초록색으로 태닝하려는 듯하다.


봄에 내리쬐는 햇빛을 햇살이라 부르는 이유는 여기있을 것이다.


설악산에는 봄의 전령이라 불리는 복수초가 태동하여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침의 햇빛이 나를 깨우듯, 봄의 햇살과 온도는 그들을 깨워낸다.


분명 봄은 꽃들을 마주하기 위한 계절이다.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는가.


꽃들은 꽃봉오리 속에 품고 있던 자신의 내면을 밖으로 드러낸다.


내면에 아름다움을 품지 못하면 외면으로도 그것이 드러나지 않으리.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는가.


내 취향에 맞는 꽃이 있을 뿐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다.


봄이 좋은 이유는 도처에 아름다움이 만개했기 때문이다.


그들을 보며 거리를 거닐면, 잡념이 사라지고 평온을 되찾기도 한다.


그들은 겨울에 잠을 자고, 봄에 일어나며, 여름을 살아가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1년을 하루처럼 살아내는 그들은 충만한 여유의 아름다움을 간직했다.


나의 하루도 꽃과 같으면 좋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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