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문제 1
'두 자녀도 다자녀'
출근길을 오가며 발견한 포스터이다.
두 명도 다자녀이니 각종 혜택을 신청하라는 홍보성 포스터였다.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며 인구 감소에 대한 심각성이 체감되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공공 분양 주택의 다자녀 특별공급 기준을 올해 말까지 3자녀에서 2자녀로 바꾸고, 민영 주택 특별 공급 기준도 2자녀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동차 취득세 면제와 감면 기준도 현재 18세 미만 3자녀 가구에서 2자녀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극장이나 박물관 등 국립 문화 시설의 할인 혜택 대상을 2자녀로 통일한다. 또 현재는 다자녀 우대 카드를 발급받아야 문화 시설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카드 외에 가족관계증명서 등 증빙 서류를 제출해도 인정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인구 정책은 많은 변화를 거듭했다.
60년대와 80년대에는 '산아제한정책'을 썼다.
시대별 인구정책 표어로 그 당시의 인구에 대한 시대상을 알 수 있다
60년대,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70년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키우자.'
80년대, '둘도 많다.' '삼천리는 초만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 임팩트 있는 표어 속에 당시 인구포화 상태임을 시사한다.
나는 80년대에 두 아이를 출산했기에 이런 표어를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2명 이상 낳으면 미개인 취급은 기본이고 역적이 되는 사회적 분위기였다. 언감생심 3명의 아이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 교육을 엄청 시키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 초등 교실에서는 삼신할머니가 아들. 딸을 골고루 점지해 주셨는지 남녀 성비가 비슷해서 짝 없이 혼자 앉는 아이가 거의 없었다.
90년대, '아들 바람 부모 세대 짝꿍 없는 우리 세대' '아들 딸로 판단말자 사랑으로 낳은 자식' '사랑모아 하나 낳고 정성모아 잘 키우자'라는 표어에서 볼 수 있듯이 뿌리 깊은 아들 선호 사상으로 인해 산부인과에서 불법 낙태 시술이 성행하고 아들을 낳을 때까지 계속 생산활동에 전력 투구해서 국가 시책에 위배되는 사람도 속출했다. 물론 국가 시책이 개인의 아들 선호에 대한 욕망을 누를 수 없다. 그래도 이 때는 성비가 균형이었던 인구의 황금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선호사상으로 인해 여자친구와 짝이 없는 남자아이들이 종종 생겼다. 남자아이들에게 우스개 소리로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장가도 못 간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실제 그 여파로 농촌 청년들의 배우자를 우리나라에서 구하지 못하고 동남아를 비롯해서 타국에서 찾기도 했다.
이런 '산아제한정책'이 클라이맥스를 찍고 '출산장려정책'으로 돌아선 것은 2000년에 들어서면서부터였다.
2000년~2005년대에는 '아기들의 웃음소리 대한민국 희망소리', '아이가 미래입니다.', '가가호호 아이 둘셋 하하 호호 희망한국' 등과 같은 표어에서 완전 태세 전환이 된 인구감소의 위기가 느껴진다. '엄마! 아빠! 혼자는 싫어요.', '하나는 외롭습니다.' 거의 절규에 가까운 출산 장려 외침이 슬프게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2006년~2010년대에는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낳을수록 희망 가득 기를수록 행복 가득', '엄마 젖! 건강한 다음 세대를 위한 약속입니다.' 아이들의 입을 빌어 감성에 호소하며 읍소하는 분위기를 넘어 모유 수유의 중요성과 간절함을 내세운 출산장려정책이 심각한 수준임을 시사한다.
1960년대 출산율이 6명 이상에서 2010년에는 1. 25명으로 떨어졌으니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는 엄살이 아닌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것은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25년 기준 0.6명대로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며 세계 최저 출산율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감소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의 생존에 대한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요즘 임산부를 보는 것이 정말 힘들다. 길을 가다 임산부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아이고, 힘들어서 어째요? 그래도 뱃속에 넣어 다닐 때가 젤 좋아요. 같은 전지적 체험자의 진심으로 말을 걸기도 했는데.
모든 보육 및 교육 시설에서도 아이들이 급감해서 학습수가 점점 줄고 있다. 교사의 수도 저절로 감소하고 미래에는 사라질 직업 순위에 들기도 한다. 동네에서 피아노학원을 수십 년 운영하던 지인도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수강생이 급감해서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 중이란다.
이제 아이를 많이 낳으면 애국자가 된다.
세 자녀를 키우는 딸은 진작에 애국자였지만 이제는 훈장이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닐까?
인구 감소로 인한 문제와 대책, 있기나 할런 지 모르지만...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