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지표들은 모두 독립적일까 아니면 유기적인 관계를 가질까?
vol.21 2022.9.26
오늘 D레터는 9월 3째주(9/12~18) 시청 지표로 시작하겠습니다.
<작은아씨들> 지표를 한 번 볼까요? 무려 4개의 시청 플랫폼, 그리고 다양한 소셜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작은아씨들 소비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D레터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지표들이 어떤 유기적인 상관관계를 갖고 움직이는 걸까?
주요 프로그램별로 다양한 지표 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D레터가 분석해 봤습니다.
(※ 최근 런칭작은 아직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최근 종영작 중심으로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를 보여드리기 전에, 구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상관계수'와 '유의성 검정'에 대해 살짝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 상관분석이란, 두 변수가 어떤 선형적 관계를 갖고 있는지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그 관계의 강도를 수치화한 것이 상관계수이며 -1과 +1 사이의 값을 갖습니다.
상관계수가 0보다 크면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의미, 즉 한 변수의 값이 커지면 다른 변수의 값도 같이 커진다는거죠. (반대로 0보다 작으면 '음의 상관관계'!)
[ 상관계수에 따른 실제 데이터 분표 예시 ]
[ 상관계수 절대값에 따른 상관관계 정도 ]
✨ 또한 도출한 상관계수가 정말 믿을만한 값인지 판단하기 위해 유의성 검정을 진행합니다. 상관계수=0이다(=선형상관관계가 없다)라는 가설의 기각 여부가 곧 검정 결과인데요. 쉽게 말하자면, 가설을 기각하지 못하면 '상관계수가 유의미하지 않다'는 거죠.
✨ 주의할 점은, 위의 검정에서 상관계수가 유의미하지 않다는 판단은 '선형 관계를 보이지 않는다'라고만 해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말 선형관계가 없다는.. 어떤 방향으로든..) 또한 상관분석은 두 변수가 서로 상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낼 뿐 인과관계라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올여름 시원한 재미를 선사했던 메가 히트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지표들은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우영우>는 UGC 소비가 매우 활발했던 IP였죠. 방영 기간동안 발생한 유튜브 조회수에서 UGC의 비율이 평균 77.4%에 달했습니다. 방영 첫 주에는 무려 98%에 육박했고요. 입소문이 IP의 흥행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상관관계 분석 결과, 역시나 유튜브 조회수와 소셜 게시글수(=버즈량)의 상관계수는 0.86으로 아주 아주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동시다발적 입소문!
또한 방영 초반에 유튜브 조회수와 소셜 게시글수(=버즈량)가 급증한 뒤, 이를 따라 시청률과 넷플릭스 시청시간이 그 상승세에 탑승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의 짧고 빠른 소비가 익숙한 요즘,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드라마 시청에는 특별한 계기나 확실한 재미 보장이 필요하죠. (본방사수 할 결심...)
버즈량의 증가 → (매우 짧은 텀을 두고) 잇따른 유튜브 조회수의 증가 → 넷플릭스 시청시간 및 시청률 증가
이 흐름을 통해 '입소문'이 그 결심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한다는 것, 그리고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IP를 미리 탐색하는 소비자가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시즌제 드라마의 지표는 어떨까요? 다가오는 12월 '파트2' 공개를 앞둔 tvN 드라마 <환혼>의 데이터를 분석해봤습니다.
<환혼>은 소셜 게시글 수가 다른 지표들과 가장 많고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위 결과를 기반으로 상관계수가 높은 '시청률-SMR 조회수-티빙 가입기여-게시물수' 그리고 '유튜브 조회수-넷플릭스 시청시간' 두 가지 그룹으로 나눠 기간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환혼>은 탄탄한 세계관과 등장인물간의 관계성, 그리고 흥미진진한 전개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는데요. 그 덕분에 방영 마지막 주, 대부분의 지표가 최고치를 경신하며 엄청난 뒷심을 보였습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떡밥과 파트2에 대한 기대감은 종영 후에도 관련 콘텐츠를 계속 찾아보게 만들었죠.
넷플릭스에서는 9월 둘째 주(종영 3주차)까지도 비영어 IP 글로벌 시청시간 TOP 10에 들었고요. 유튜브는 종영 1주차에 약 1,600만 조회수를 확보하며 자체 최고치를 경신하였습니다.
우영우, 환혼 모두 TV종영 후에도 유튜브와 넷플릭스에서 소비를 좀 더 이끌어내며, IP의 수명을 연장시켰습니다. 또한 두 드라마 모두 소셜 게시글수가 다른 지표들과 가장 뚜렷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드라마의 성패는 얘깃거리의 규모에 달렸다고 데이터가 말해주네요!
예능에서는 성과 지표들이 어떤 관계를 나타낼까요?
올여름 제일 핫했던 예능 tvN <뿅뿅 지구오락실>의 데이터를 살펴보았습니다.
앞서 소개한 드라마들과 달리 성과 지표들 간의 상관관계를 찾기가 어려웠는데요... (히트맵의 검은 박스 영역이 다른 IP 대비 넓은거 보이시죠?) 특히 시청률은 어떤 디지털 지표와도 상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TV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MZ 출연진 조합으로 제대로 영타겟을 공략한 IP인 만큼, 디지털에서의 얘깃거리와 화제성이 TV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TV에서 안봤다는게 아니라, 디지털 화제성과 상관없이 봤다는 얘기!)
디지털 지표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면, 소셜 게시글수와 티빙 가입 기여는 비슷한 추이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상관계수 0.69, 하단 선 그래프 참고)
온라인에서 재밌는 장면을 보고 OTT에 가입하는 패턴이 존재하는 거죠. 이러한 영타깃 예능의 경우, TV 시청은 디지털 지표와 크게 상관없이 이뤄지지만, OTT 가입은 소셜 버즈의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좀 더 상세히 <지구오락실>의 지표를 살펴보면,
소셜 게시글의 절대적인 양이 타 IP 대비 적은 편이었고(주평균 지구오락실 1,800건 / 환혼 7,950건 / 환승연애 7,430건), 더불어 OTT 가입 기여도까지 회차를 거듭하면서 자연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와중에 이를 보완하고 있는 것이 꾸준히 증가하는 유튜브 조회수입니다. (상단 녹색 막대그래프)
소셜에서 시청자들이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논쟁할 만한 이슈 포인트는 미미했지만, 유튜브상에서 퀴즈와 댄스 클립들이 흥행하며 이런 재미가 알고리즘을 통해 꾸준히 바이럴 되었습니다. (무려 3개월 전에 올라온 지구오락실 LOVE DIVE 클립은 지난주에도 25만뷰를 획득, 천만뷰가 눈앞에!..)
따라서 <지구오락실>의 OTT 가입 기여와 유튜브 조회수의 상관계수가 낮은 것도 유튜브의 성과가 우상향 하는 좋은 패턴을 갖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종영과 함께 모든 소셜+시청지표가 하향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유튜브만 혼자 우상향 하면서 롱테일 패턴을 만들고 있고, 그래서 OTT와 유튜브의 상관관계가 낮게 나타난거죠. (상단 그래프 노란 박스 구간)
이와 동일하게, 같은 디지털 클립인 유튜브와 SMR의 상관관계도 굉장히 낮은 편인데요.(상관계수 -0.14) SMR은 시의성 클립들이 주로 노출되기 때문에 종영 후 1주일만 지나도 조회수가 급락하지만, 반대로 유튜브에서는 알고리즘이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에게 클립을 추천해주면서 화제성을 롱테일로 길게 유지시켜주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TV가 아닌 OTT 오리지널 콘텐츠는 어떨까요?
티빙의 화제작 <환승연애2>를 분석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소셜 게시글수와 티빙 가입 기여와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관계수 0.76) 앞서 여러 IP가 증명해 주었듯 OTT 오리지널에서도 소셜 화제성은 가입 기여도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거죠. (하단 선그래프 참고)
그렇다면 앞서 분석한 TV IP들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환승연애2>의 경우 지난 주까지 총 10주간 릴리즈 되며 중반 회차를 지나고 있는데요, 소셜 게시물수와 OTT 가입기여 추이가 비슷한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환혼은 4주차, 지구오락실은 7주차부터 하락) 서사가 있는 연애 예능이라는 장르 특성 때문에 매 회차마다 끊임없이 커뮤니티 상에서 이야기하고 논쟁할 이슈 포인트들이 퍼지고 있고, 소셜 화제성이 유지되고 있면서 그 입소문이 OTT 가입 기여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드라마는 숏폼과 본편 각각의 역할이 따로 있어, 소셜 지표와 시청 지표가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지닙니다. 즉 유튜브 클립이나 소셜 커뮤니티 게시물이 본편 시청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소셜 지표가 높으면 본편 시청으로 이어지고, 소셜 지표가 낮으면 본편 시청도 저조합니다.
✔ 재밌는 볼거리가 차고 넘치는 요즘,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드라마는 시청 결심히 더욱 어렵습니다. 따라서 드라마 런칭 전과 초기에 유튜브 클립과 소셜 버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겠죠. 소비자들은 단순히 짧은 영상이 익숙해서/좋아서 숏폼 클립이나 짤을 소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콘텐츠 소비 시간을 보다 주체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클립과 짤을 이용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특히 한국 Z세대는 유튜브 추천/리뷰 영상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아래 설문조사) 숏폼으로 시청동기를 제공하는게 앞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겠죠!
(한국은 유튜브 추천/리뷰 영상을 통한 콘텐츠 인지가 높은 반면, 미국은 전문 검색/평론 사이트(JustWatch, Rotten Tomatoes 등)의 추천/리뷰를 통한 인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
✔ Z세대 타깃의 예능은 소셜 지표가 TV 시청보다는 OTT 가입으로 이어집니다. TV 시청자들은 해당 예능과 관련하여 온라인에서 어떤 포인트가 바이럴 되고 있는지 크게 상관없이 TV를 시청하지만, OTT 가입자는 소셜 버즈에서 영향을 받아 유료 구독을 결심하는 거죠.
✔ 소비자들의 놀거리, 밈의 확산은 디지털의 기본 속성입니다. (거스를 수 없는..)
최근 인스타그램은 'Re-post'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고 합니다. Re-post는 곧 콘텐츠의 '확산'을 의미하죠. 인스타그램이 굳이 트위터의 리트윗과 같은 기능을 추가하는 이유는 디지털 콘텐츠/밈의 확산에 있어 인스타그램도 트위터와 같은 지위를 갖고 싶다는 의미로 보여집니다.
디글 Z세대 Insight Pick!
구독자 여러분~ 식사 많이 잡솼어(요)~? 오늘 소개해 드릴 콘텐츠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입니다!
먼저 주간 지표들을 살펴볼까요? 9월 둘째 주 <수리남>의 유튜브 조회수와 소셜 버즈량은 오픈 1주차인 전주 대비 각각 5배, 2배 증가했습니다. (유튜브 조회수 순위는 무려 31위에서 6위로 상승!) 이와 함께 넷플릭스 시청시간 또한 3배 증가한 6,265만 시간을 기록하며 非영어 IP 주간 시청시간 1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수리남>의 유튜브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영상길이 10분 내외 또는 20분 이상의 롱클립이 많이 소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 :D레터에서 분석한 사례들처럼, 본격적으로 시청하기 전 유튜브를 통해 '맛보기' 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본편을 시청한 후 다시 유튜브로 넘어와 인터뷰 등 각종 부가 콘텐츠들을 즐기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몇 달 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도 물론 공개 초반에는 유튜브에서 엄청난 화제성을 확보했지만 대부분이 부정적인 여론으로 그 인기가 금방 사그라들었죠. ㅠㅠ (오픈 3주만에 넷플릭스 순위권 밖으로...) 하지만 이번에는 그 양상이 좀 다른데요. 배우들의 미친 연기, 유행어, 실제 인물들의 근황 등 다양한 소재들이 이야깃거리가 되어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제작/소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수리남>의 비공식 & 공식 대표 영상 전달드리며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