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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돌산을 파서 만든 도시 조지아 바르지아

퀴어부부의 자작캠핑카 타고 유라시아횡단 신혼여행기 23탄

by 공구부치

바르지아에 거의 도착할 무렵부터는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바위산과 협곡 속으로 변화무쌍하게 달렸다. 돌을 깎아 만든 산 위의 도시라더니 역시.


산 위에 우뚝 솟은 성이 보였다. 처음 보는 고성에 이끌리듯 안으로 들어가봤다. 유적보다는 멋진 전망이 기억에 남는다. 입장료는 약 10gel(5천원) 정도였고 사람은 거의 없었다.



Khertvisi Fortress

Khertvisi-Vardzia-Mirashkhani, 조지아



바르지아 차박지 도착.


산 위에 바위를 깎아 만든 고대도시를 배경으로 세찬 물살의 강이 흐르는 큰 주차장에 차를 댔다. 우리와 단 한 대의 캠핑카만 있는 고요한 밤이었다. 무료 화장실과 방문자 센터 그리고 레스토랑도 가까워서 이 차박지는 매우 추천!


https://maps.app.goo.gl/zt4vsLXFVxtw6hQ17?g_st=com.google.maps.preview.copy


Parking · Gogasheni

Find local businesses, view maps and get driving directions in Google Maps.

maps.app.goo.gl



차박지 풍경

대충 저녁을 때우려고 옆에 있는 식당에 가서 강가 야외좌석 착석. 낀깔리(만두)와 샤슬릭, 맥주로 저녁을 먹었다. 쌀쌀했는데 기분은 몹시 좋았다. 고요한 밤 밖에 나가 보니 강물 흘러 가는 소리와. 맑은 밤 하늘이 기억에 남는다.



아주 잘자고 아침 일찍 고대도시에 올라가 보기로했다. 바로 옆 방문자센터에서 표를 사고 입장하면 된다. 올라갈때 셔틀버스를 유료로 탈수 있는데 왠만하면 타는 편이 좋다. 바르지아는 도시의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관람 하는데 오래걸림.


결론은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조지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꼽는다면 바로 이 곳. 산 위에 대형 주택단지 같은 동굴과 성당, 각종 장소들이 들어서 좁은 난간으로 연결된 것이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다. 이 모든 것이 불과 12 세기에 지어졌다니.



바르지아를 떠나 바투미로 가기 전에 보르조미를 들러보게 됐다. 한국에서 그렇게 온천을 좋아한 것도 아닌데 이번 여행에선 유독 온갖 온천을 섭렵했다. 그건 나중에 따로 포스팅할거다.


예상치못한 보르조미행.


원래는 갈 생각이 없었던 곳이다. 보르조미 야외 온천과 바르지아 동굴도시 중 바르지아를 택했고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멋진 바르지아를 경험하고 곧장 바투미행 맵을 실행했다.


가는 길에 아할치헤에 들렀지만 비가 추적추적 오는 일요일에 예배를 마친뒤 나오는 주민들을 만나고 황량해보이지만 그래도 있을건 다 있는 바자르에서 양파, 귤, 물, 에너지드링크 등을 구매했다. 양파는 두알에 250원이었다.


모든 시장이 그렇듯이 여기도 커피를 타주는 간이매점이 있다. 500원짜리 밀크커피가 꽤 맛있었다. 무려 커피원두를 파는 집이니(조지아에는 커피원두를 파는 집이 꽤 있다. 맛은 별로) 커피맛도.. 여튼 아주머니는 인스턴트에 드립커피를 조금 섞으면 더욱 맛있다며 자신만의 레시피를 소개했다. 하나는 너무 드러운 커피포트를 보고 시음을 포기했다.


아할치헤 시장


우리는 가뿐하게 바투미로 떠났다. 한동안 달려 산길로 접어들자 비포장도로가 나타났다. 매우 불길했다. 이내 산길을 막고 작업하는 공사차량이 나타났다.


“너희는 다시 아할치헤로 돌아가서 카슈리까지 가서 바투미 가야해“


심지어 위는 눈도 쌓여서 차는 못간다고. 지도를 켜보니 두배 이상을 돌아가는 길이며, 가는 길에 보르조미, 쿠타이시를 모두 거쳐야 한다.


차를 돌려서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갔다. 그리고 보르조미 중앙공원 앞의 퀴어친화적(이라고 구글이 소개하는) 식당에서 와인과 가지요리, 피자를 먹고, 마치 안양예술공원 같은 관광지에서 하루 묵어간다. 주차장 관리인에게 5라리를 주었다. 조지아에서 앰버와인의 매력을 알았다.



Dimitri’s Wine Cellar and Restaurant

40 9 აპრილის ქუჩა, Borjomi, 조지아


와인과 음식 모두 훌륭
남은 와인은 포장해준다

조지아는 길이 여러개가 아니다. 그래서 도시간 이동시에 멀리 돌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보르조미까지 왔단 얘기고 온 김에 온천도 가야지. 샤워 못한지 4일째니까.


이렇게 조지아에 온지 일주일을 넘겼다.


보르조미 중앙공원에서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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