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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온천 보르조미와 바투미여행

퀴어부부의 자작캠핑카 타고 유라시아횡단 신혼여행기 24탄

by 공구부치

유황온천풀장인데 추웠던�


보르조미 중앙공원 앞 주차장에서 아침을 맞았다.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숙면에 좋은 환경은 그 전에도 있었는데 수평도 안 맞고 시끄러운 곳에서 왜 이렇게 많이 잤는지는 모른다.


보르조미는 한국의 수안보 온천마을 같은 곳이다. 여러 호텔이 스파를 함께 하지만 우리는 야외 수영장인 <보르조미 서퍼스 풀>에 갔다. 유황온천수로 다소 미지근하고, 중앙공원을 왕복 6키로 걸어서 다녀와야하지만 숲속에 온천이라니 너무 근사하지 않은가?



Borjomi Sulfur Pools

9 ბარათაშვილის ქუჩა, Borjomi 1200 조지아


공원 초입
유원지 느낌
이내 산길로 접어든다
즐거운 오솔길 산책

가방을 싸서 중앙공원에 입성하자 초반1키로는 잘 꾸며놓은 공원산책길, 후반2키로는 쿠라강을 따라서 난 숲길이다. 풀장에는 역시 사람이 없었다.(월요일 오전) 기대와 달리 샤워장도 없고 간단한 야외탈의실과 화장실이 전부여서 좀 당황했다. 며칠간 샤워를 못해서 일타쌍피 하려고 했는데…


아직은 선선한 날씨에 물은 너무 미지근해서 몸이 오들오들 떨렸다. 그럼에도 즐거웠다. 물개같이 수영을 잘하는 조지아 아저씨와 배치기 다이빙을 하며 깔깔 웃고, 수영을 하다말고 사랑스런 강아지를 쓰다듬기도 하고, 추운 와중에 고개를 들면 봄꽃 핀 숲이 환하게 빛나는 시간이었다.


추운티 안냄


몸에서 계란냄새가 난다. 그래도 물에 들어갔다오니 상쾌하다. 여행을 하면서 물을 극도로 아껴쓰고 좀 더럽게 지내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동안 했던 것 중 상당수 하지 않아도 사는데 별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돌아가면 다시 바뀔까.


좋았던 보르조미 산 속 온천풀장
돌아간다
다시 오솔길
봄이 온 보르조미

보르조미를 떠났다. 물놀이+6키로걷기를 했으니 너무 허기가 졌으나 좀더 소박한 곳에서 저렴하게 먹고 싶었다. 도로가에 있는 평점좋은 식당을 찾았고 정말 맛있었다. 갈비탕과 소고기 쌀국수를 섞은 듯한 녹진한 스프, 잘 구운 바베큐, 거기에 홈메이드 와인까지.


난 주당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먹고 54라리. 날씨마저 빛나는 시골의 깔끔하고 맛있는 식당을 찾아내는건 자동차 여행의 묘미.



Pontiki

XGFX+PJ, Khashuri, 조지아


맛있는 점심
바투미로 가는 중

바투미, 흑해를 마주한 조지아 마지막 도시


조지아 여행의 마지막 도시 바투미에 저녁무렵 도착했다. 4월 5일 금요일 오후 늦게 조지아에 입성했으니 11일을 보냈고 13박 14일만에 출국할 계획이다.


바르지아에서 조지아 여행의 절정을 맞이했다면 이 곳은 여유롭게 마무리하기 제격인 곳 같다. 블라디보스톡의 꽁꽁언 바다 이후 처음 보는 바다인데다 처음 보는 흑해. 우리는 해변공원에 있 랜드마크 알파벳타워 앞 주차장에서 묵어가기로 했다. (이 차박지도 고마운 민지영TV에서 공유해주셨다)


편했던 차박지, 당연히 스탤스


첫날 풍경


야자수있어서 놀램


해보고 싶은 것은 커피와 빵 싸들고 바닷가 나가서 아침 먹기, 해변 운동기구 이용, 대관람차 타기, 마트 장보기 정도. 조지아 여행은 100만원 이내로 예산을 잡았지만 어느덧 90만원 넘게 썼다. 남은 이틀은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바투미에서는 삼박사일을 있었다. 첫날 저녁 해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흑해 일몰이 너무 멋있었다. 지금도 가장 멋있었던 석양으로 남아 있다.


조용히 밤을 보내고 4월 16일이 되었다. 우리는 한국에서 가져온 노란 리본을 차량 벽면에 붙였다. 우리만의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간이었다.


4월 16일을 기억하며


그리고나서 바투미 한 바퀴를 돌았다. 관람차덕후인 나를 위해(?) 대관람차를 타기로 했는데, 사실 대관람차가 아니라 소 관람차 쯤 된다. 그런데 가격은 1인 5천원이라 좀 비싸단 느낌. 버킷리스트는 이루었지만 그렇게 만족스러운 탑승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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