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늘 실망을 데려왔다
기대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리 간단할까.
적당히는 언제나 어렵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부담이 되고,
너무 거리를 두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이가 되어버린다.
좋아하는 사람이든,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이든,
마음이 쓰이는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작은 말 한마디,
스치는 눈빛 하나에도 의미를 두게 된다.
아무렇지 않은 척 넘기지만,
속으로는 수없이 되묻는다.
‘혹시 그 말은 진심이었을까?’
‘그 순간, 나를 조금은 생각했던 걸까?’
내가 먼저 손 내밀었던 순간들,
누군가가 나를 살짝 두드렸던 기억들.
때로는 용기를 내 다가가기도 했고,
때로는 반응 없는 온도에
지쳐 마음을 한 겹 더 접은 날도 있었다.
조금만 바라보면 다 알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알려줬다.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고,
말해도 닿지 않는 거리는 있다는 걸.
그래,
그건 너무 큰 기대였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나를 이해해 주길,
내 마음을 헤아려주길 바라는 마음이
결국 나에게 상처로 되돌아오는 걸
몇 번이고 겪으며 배웠다.
그래서 이제는,
그 기대를 나 자신에게로 돌리고 싶다.
누구의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누구의 무심함에 나를 깎아내리지 않으며
내 마음을 내가 먼저 알아주는 것.
내 감정을 내가 지켜주고,
내 하루를 내가 다정하게 안아주는 것.
그것만큼은
내가 나에게 꼭 지켜주고 싶은 약속이다.
적어도
내가 나를 실망시키지는 않도록.
그 정도의 기대는,
지금의 나에게 허락해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