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해져야 하나..
올해로 6년 차다.
'위시러브'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에서 북스타그래머로 활동해 온 지가.
(인스타 계정 아이디: @wish_and_love_)
3년 전 브런치 필명도 '위시러브'로 했으며,
블로그와 유튜브 이름도 '위시러브'로 했다.
최근에는 틱톡과 X도 시작했다.
내 스토리가 담긴 글과 영상으로 콘텐츠 제작을 하며
진솔하게 다가가고,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가치'와 '감동'을 전하는 게 목표다. '글'과 '영상'을 둘 다 할 수 있다는 점과 좋아한다는 점이 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팔로워 수나 구독자 수가 아주 높지는 않다.
얼마 전에 브런치에 올린 글이 처음으로 조회 수 '2만 회'를 기록한 걸 제외하면. 인스타그램 릴스든 유튜브 조회 수든 크게 터지는 일도 없었다.
미래의 목표를 생각해 '브랜딩'에 대한 목표와 갈망은 있으나. 크게 발버둥치진 않았다. 욕심내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따라갔을 뿐이다. 왜?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에서도 그렇지만, 그동안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야 하는 시기였으니까.
꿈을 좇으며 두 아이를 돌보고 살림을 하며 책을 읽고 글도 쓰고 영상을 제작하고 독서모임 3개를 참여하는 데다가 마케팅 팀으로 일하며 교회도 가고 가끔은 운동도 하면서. 시간과 체력, 에너지 배분을 하며 하루하루 버텨왔던 것 같다. 지금이 그런 시기라고 생각했다. 한창 바쁘고 분투하고 고생하며 역량을 개발하는 시기라고. 불안, 조급함, 두려움의 감정들이 차오르지 않았던 건 아니다. 성공에 대한 갈망과 꿈을 이루고픈 열망에 사로잡혀 마음이 급해지고 우울해지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기회가 오리라 믿었다. 내 안의 보석이 빛나는 순간이 꼭 올 거라고.
사실,
'위시러브'라는 필명에는 소중한 의미가 담겨 있다.
'위시'는 우리말로 '소망'이라는 뜻이며,
'러브'는 우리말로 '사랑'이라는 뜻이다.
우리 아이들의 태명이 바로, '소망'과 '사랑'이었다.
그래서 필명을 '위시러브'라고 지었다. 두 아이는 내게 꿈을 좇을 힘과 살아갈 힘을 주는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중요한 존재이므로.
이 이름으로 출발하기 전에 사전 조사를 했다.
여러 플랫폼을 검색해 보며 똑같은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해 보고 진중하게 시작했다.
그런데 며칠 전. 당혹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인스타그램에 내 필명과 아이디가 똑같은 사람이 등장한 것이다. 아니, 심지어 나와 맞팔이셨던 분이다.
갑작스럽게 내 필명과 똑같이 바꾼 사실이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이게 무슨 일일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황당한 마음을 부여잡고 조심스럽게 디엠을 보냈다. 결국은 다행히도 원래의 필명으로 다시 바꿔주셨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어떻게 보면 작은 에피소드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았다. 마치 지금껏 활동해 온 5년 간의 시간과 노력들이 위협받는 기분이랄까. 만약 요청에도 다시 바꿔주지 않으면 어쩌나. 이런 일이 또 발생하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이 분노로 바뀌었다. 마음이 쉽게 가라앉질 않았다. 어른인 척하고 싶지도 않고 착한 척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이상 뭘 할 수가 있겠는가. 그저 분노하고 우울해하고 무너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얼마나 유명해져야 할까.
내 이름과 시간을 지켜내려면.
더 적극적으로 퍼스널 브랜딩을 해야 하나.
그. 런. 데.
이토록 예민한 시기에,
몇 년간 내 방향성이 견고히 잡혀 왔다고 생각해 왔는데,
아직 이루지 못한 간절한 목표들이 많은 지금 하필.
예기치 못한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이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할지도 모르는.
나는 계속 꿈을 좇을 수 있을까.
그동안의 시간을 지켜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