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재결합한 연인, 어찌하오리까?

브리보 마이 라이프 / 브라보 마이 러브 (10)

by 신아연


[브라보 마이 러브] 이혼 이후 만난 별거남의 변심



“최근에 아내와 재결합을 하게 되었어요.”


“뭐라고요? 그럼 우리 관계는요?”


“우리 관계는 달라질 게 없지요. 내가 아내와 재결합한 건 순전히 인간적인 연민 때문이고, 나는 여전히 경혜 씨를 사랑하니까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아내가 아니라 당신인 거죠.”


“…….”


어이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일말의 안도감은 또 뭔가. 그런 소리를 듣고도 그와의 관계에 매달리고 있는 나는 또 뭔가. 그런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저 태도는 또 뭔가.


가증스럽다 할지, 뻔뻔하다 할지, 나를 두고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냐고 따져야 할지, 머릿속은 아우성을 치지만 말문은 닫힌 채 혼란스러웠다. 사실을 털어놓기까지 번민했을 그를 생각하면 내가 오히려 이해해야 하는 걸까. 아니, 어차피 내가 자기를 못 떠날 걸 알고 속 편하게 얘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의 심중, 그의 자세가 아니라 그가 헤어졌던 아내와 재결합했다는 사실이다.


이혼 20년 만에 만난 ‘뇌섹남’


그와 사귄 지 5년째,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 첫 만남부터 우리는 서로 호감이 갔다. 같은 직장에서 만난 전 남편은 결혼 10년 차 무렵인 30대 중반에 도박에 빠졌다. 우리는 동갑내기 공무원 부부로 미래가 비교적 안정되어 있다는 점이 그의 생활 태도를 나태하고 해이하게 했던 것 같다. 도박을 끊어보려고 노력을 안 했던 건 아니다. 단도박 모임 등에도 나갔지만 그의 의지는 매번 무너졌다.


도박 중독자 남편과 이혼한 후 혼자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면서 몇 번의 스치는 만남이 있었지만, 오십 중반에 가슴 설레는 남자, 맞춤한 나의 인연을 찾았다는 게 보통 행운이 아니라는 건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사랑이 나이와 반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만남 자체의 기회도 점점 줄고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그만큼 희박하니, 포기하고 싶어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포기하게 되는 게 중년 연애 시장의 생리이니. 그런 상황에서 이혼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사랑, 고단했던 지난 세월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행복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풍족하지는 않았어도 두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쪼들림이 없었고, 은퇴 후엔 연금이 있으니 경제적 이유로 남자를 선택할 필요가 없었기에 그만큼 ‘사랑’이 중요한 요소였다. 사랑이 밥 먹여주냐고 하지만, 사랑한다면 상대에게 밥 정도는 먹여줄 수도 있다는 여유조차 품었다. 그랬는데 그는 나보다 모든 면에서 풍요로운 사람이었다.


유복한 집안에 자연계열의 명예교수라는 직업도 직업이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식견과 스포츠, 요리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진 점이 나를 더욱 매료시켰다. 지적인 데다 타고난 유머 감각은 수수 털털한 동네 아저씨 같은 그의 겉모습을 완성하는 필수 자질처럼 느껴졌다. 그랬던 것이다. 그의 세련되지 못한 외모조차 그가 가진 장점을 겸손하게 부각시키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내 눈엔. 콩깍지가 씐 거라면 영원히 벗겨지지 않기를!


또한 그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로 허물어지는 것은 순간이라며, 서로 존중하는 관계 유지를 위해 세 살 적은 내게 늘 존댓말을 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이른바 ‘뇌섹남’에 반한 것이다.


졸지에 내연녀로 전락


그는 여러 차례 외국 기업체와 협력 연구를 하면서 국내를 자주 비웠기 때문에 5년을 만나는 동안 평범한 일상보다는 출장을 겸한 외국 여행을 함께 자주 했다.


양보다 질에 치중하는 데이트랄까, 밋밋한 생활을 나누기보다 외국의 낯선 분위기에서 자극적이며 로맨틱한 시간을 보낸 추억이 그를 만나는 내 자부심을 더욱 부추겼다. 우리는 캡슐에 싸인 것마냥 둘만의 시간 속에서 즐겼기 때문에 서로의 신상에 대해 자주 물어보거나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그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이혼했고, 홀아버지가 계시며 아들이 둘 있는데 아버지를 닮은 영특한 머리로 사회에서 성공적인 위치에 있다는 정도가 다였다.


자신의 이혼 사유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고, 내겐 별로 중요하지도 않았다. 그랬던 그가 불쑥 아내와 재결합했다고 하니 충격일 수밖에.


“그게 언제였나요?”

“한 6개월 전쯤.”

“뭐라고요? 6개월이나 되었으면서 그동안 왜 내게 말하지 않았던 거죠? 그리고 지금 말하는 이유는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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