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미녀의 맛깔난 예수(15)
이 글은 6월 26일에 쓴 글입니다 .
제 친구 하나는 요즘 자꾸 눈물이 난다고 해요. 유년시절, 청년시절 지나 이제 중년의 막바지에 이르러, 닥칠 노년을 어떤 마음으로 맞아야할지, 돌아보고 생각할 때 공연히 눈물이 난답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우리 인생이 엔딩을 향해 흘러가고 있습니다. 생을 마치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일 것입니다. 100세를 살았다 해도 그저 눈 한 번 깜빡한 느낌일 것 같습니다.
제 붕어빵 아들이 네 살 때 한 말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어느 날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어떤 노인을 향해,
"엄마, 아무리 할아버지라도 오래 살았다는 느낌이 없을 거야. 지금 돌아가신다 해도 느낌은 나랑 똑 같을 걸. 둘다 지금 죽는다면 네 살 먹은 내 느낌과 저 할아버지 느낌이 같을 거란 말이야. 산다는 건 늘 지금밖에 없잖아. "
그 나이에 그런 말을 하는데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제 아들이지만 꽤 영특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영성을 타고 난 것 같아요. 그러니 항상 지금 열심히 사는 것밖엔 방법이 없다나요? 붕어빵은 네 살 때부터 32살인 지금까지 참 열심히 삽니다.
어린 아이 말이지만 실로 옳은 말입니다. 저도 60년 제 인생이 한 순간에 지나간 것 같으니까요.
하재열 작가의 '심상'
저는 제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돕고 지난날의 과오를 복구하는 것", 그 두 가지를 남은 생 동안 해야 한다고. 나는 그 두 가지에 남은 시간을 쓰겠다고.
뭐가 있어야 돕든지 말든지 하지, 뭘 가지고 돕냐고 하실 분이 계실지요? 저 같은 사람도 도울 수가 있는데 무슨 말씀.
저는 나눌 돈은 없지만 진실된 마음과 따듯한 말, 오롯한 시간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합니다. 저한테는 그게 돕는 거예요. 초라하고 시시한가요?
큰 집에는 금그릇과 은그릇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무그릇과 흙으로 빚은 그릇 또한 있습니다. 그 그릇 가운데 특별히 귀하게 쓰이는 그릇도 있지만 평범하게 쓰이는 그릇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누구든지 악을 멀리하고 자신을 깨끗하게 하면, 주인이신 주님이 쓰기에 귀하고 거룩한 그릇이 될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언제나 좋은 일에 쓰일 수 있는 준비된 사람입니다.
디모데후서 2장 20, 21절
보세요, 어떤 그릇이라도 쓰임이 있다고 하시잖아요. 맞는 말이지요. 비록 간장 종지라도 얼마나 요긴한 쓰임이 있나요. 밥그릇이나 국그릇에 간장을 담는다고 생각해 봐요.
어떤 그릇이든 그 쓰임대로 만드셨으니 우리모두는 자기 그릇대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습니다. 다만 한 조건만 갖춘다면. 그건 바로 깨끗해야 한다는 거죠. 당연한 말이죠. 그릇이 안 깨끗하다면 아무리 형태가 우아하고 무늬가 현란해도 거기에 뭘 담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 지난날의 과오 복구는?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