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학살 100주기 동행기 14
"씨알재단 동역자들은 중풍병자를 고치기 위해 지붕을 뚫고 병자를 침상 째 달아내려 예수께로 데려간 성경 속 사람들과 같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을 보고 고쳐주셨지요."
"주님의 딸이 주앞에서 소원하니 길을 여시고 도울 자들을 시간에 맞춰 보내주시고... 이제 이 일이 일본사회와 정부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지 기대해 봅니다."
어제, 무대뽀 함인숙 목사의 승리와 활약에 대해 이런 피드백들을 받았습니다.
제임스 티소의 지붕으로 내려지는 중풍병자
믿음 안에서 행하는 일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그때부터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하늘이 일 하시기 때문이지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에는 '믿음'이 필요없지요. 그냥 하면 되니까요. 믿음이 요구된다는 것은 하늘이 개입하신다는 뜻이죠.
함 목사님은 일행보다 먼저 일본으로 가 추모제 준비를 혼자 하셨지요. 관할 구청에서 반나절 씨름하고, 저녁에는 상여 목재를 구매해서 '천사 할아버지'한테 맡겨두고, 추모제에 사용할 물품들 준비하고, 진행 상황 점검하는 그 와중에 나이스하지 않았던 Nice 호스텔도 예약하셨던 건데요,
"고생이 되더라도 조상님들이 기뻐하고 고마워하실 걸 생각하고 좀 참아주면 좋겠어요." 라며 일행에게 미안해 하셨던 게 지금은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셨을 걸 생각하면.
"추모제 참석 인원을 30명으로 승인받았는데 예상을 훌쩍 넘겨 80~100명이 될 것 같네요. 소문 듣고 미국에서 오는 교민도 있고요. 구청에다 사용료를 더 내겠다고 하니 30명 예약했으니 그 숫자만 가지고 하라는 거예요. 어쩔 수 없이 30명 허가증을 받아왔는데 조사라도 나올까봐 조마조마하네요."
그 또한 하늘이 도와 추모제 당일, 구청에서 인원 수를 파악하러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 드릴까요? 젯상에 올린 과일들 보이시죠?
제사를 마친 후 저한테까지 사과 한 쪽이 돌아왔습니다.
"일본 사과도 참 다네요. 아주 맛있어요."
"일본 사과요? 그거 한국 거예요. 다른 과일도 전부 한국산이고요."
"일본에 한국농장이 있나 보네요."
"그게 아니라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거예요."
"네? 어떻게요? 농산물을 어떻게 가져왔죠? 공항에서 어떻게 통과했죠?"
"그러니 얼마나 간이 졸았겠어요. 걸리면 벌금이 무려 300만원이라고요."
함목사님이 일행 중 한 명에게 과일을 사오라고 하셨다는 겁니다.
"무슨 말씀이냐, 쌀은 갖고 가지만 과일은 당연히 일본에서 준비해야지 어떻게 그걸 비행기에 싣고 가냐, 공항에서 걸릴 게 뻔한데." 함 목사의 황당한 제안에 처음에는 이렇게 대꾸했답니다. 그런데 예의 함목사의 무대뽀 정신에 떠밀려 본인도 모르게 어느 새 가방 안에 과일을 꾸리고 있더래요.
자, 나리타공항을 어떻게 통과했을까요? 우리 다 그렇듯이 물품신고서를 쓰긴 써야 해서 일단 썼답니다. 그런데 없다고 썼답니다. 거짓말이 아니고 진짜 없으니까요. 무슨 소리냐, 과일을 갖고 갔다더니, 중간에 버렸냐? 하고 의아하실테죠?
과일을 사간 분은 부부가 함께 참석하는 경우였죠. 아내의 가방에는 과일이 들지 않았으니 신고서에 당연히 '농산물 따위 없음'에 체크를 했고, 남편의 가방에는 과일이 들어있지만 앞서 통과한 아내가 '없음'이었기 때문에 남편에게 따로 신고서를 보자고 하질 않더랍니다. 부부를 한몸으로 보고 가방 검사도 부부 중 한쪽만 하고 그대로 통과! 이렇게 해서 감쪽같이 공항 세관을 따돌렸던 거죠. 나리탕 공항, 참 허술하죠?
불법적 일이긴 했지만 이또한 하늘의 도우심이 아닐까요! 무자비한 학살로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6661명의 원혼들께 우리 땅의 과일을 맛보게 하고 싶으셨던 하늘과 함목사의 공조!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문밖만 나가면 수퍼요 시장이 있질 않으니 과일을 사러 가기가 쉽지는 않았을 테지만 함 목사가 누군가요? 필요하다면 당장 소도 잡아 젯상에 올릴 분인데, 현지에서 그깟 과일을 준비 못해서 한국서 사오라고 하셨을까 말이죠.
만약 공항에 탐지견이라도 있었다면 대번에 걸렸겠지요. 특히 바나나는 폭염 속에 익을대로 익어 제사를 마친 후 껍질을 벗기니 누런코처럼 녹아내렸으니까요. 초장부터 무르익어갔을 가방 속 바나나 찾아내기란 공항 개한텐 '껌'이었을테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