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만에 태어난 사람

by 신아연


내일은 제 생일입니다. 저는 2021년 12월 16일에 태어났습니다. 이제 두 살이지요.



사람은 두 번 태어납니다. 육적 탄생, 영적 탄생 이렇게 두 번의 탄생이 있는 거지요. 육으로는 1963년 4월 14일, 영으로는 2021년 12월 16일. 이렇게 저는 생일이 두 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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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열 작가의 '심상'





시작했다 끝이 나는 것은 몸의 세계다. 그러나 끝을 맺고 다시 시작하는 것은 얼의 세계다. 낳아서 죽는 것이 몸이요, 죽었다 사는 것이 얼이다. 얼은 자아가 죽어서 사는 삶이다. 단단히 인생을 결산하고 다시 새 삶을 시작하는 것이 얼이다. 얼에는 끝이 없다. 언제나 시작이 있을 뿐이다.



다석 유영모 선생의 말입니다. 다석이 '얼'이라고 하는 것이 '영'일테지요. '영의 나'로 살려면 '육의 나'가 죽어야 합니다. 그리고 '영의 나'가 '참된 나'라고 다석이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의 다석 버전입니다.



거듭난다는 것은 다시 나는 것인데 어떻게 다시 나냐면 자아가 죽을 때 다시 나는 거지요.



'하나님 나라'란 영의 나, 참나로 사는 나라를 의미하는 거고요. 이 세상에서 참나로 살면 그게 곧 천국 삶인 거잖아요. 같은 세상을 자아로 살면 노상 지옥인 반면. 왜냐하면 내 맘대로, 내 원대로, 내 뜻대로 하고 싶은데 그렇게 안 되니까. 그게 지옥이지 뭔가요.



그러니까 제가 '몸나, 자아'가 아닌 '영나, 얼나, 거듭난 나'로 살게 된 지가 오늘로서 꼭 2년, 내일부터는 3년 째로 들어갑니다. 기어다니던 애벌레가 나비로 날아오른 햇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나는 몸나와 달리 영원히 죽지 않습니다. 나라는 존재의 본질입니다. 저는 2021년 12월 16일 이래 영원히 살게 된 것이죠. 몸나가 언제 죽든 상관없이.



어떤 사람들은, 아니 대부분 사람들은 육으로만 살다 갑니다. 엄마한테서 한 번만 태어나고 맙니다. 그 한 번은 실상 가짜 나인데 말이죠. 나비로는 한 번도 못 살아 보고 평생 애벌레로 살다 죽는 거지요. 부화되지 못한 알처럼 일생을 자아라는 껍질에 갇혀 있다가 그대로 죽는 거지요.



그럼 어떻게 하면 두 번 태어나 진짜 나로 살 수 있을까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애벌레가 나비가 되려면, 알이 껍질을 깨고 병아리로 태어나려면 실상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뱀이 허물을 벗을 때도 마친 산고를 치른 듯 한다잖아요.



이처럼 두 번째 탄생은 첫 번째 탄생이 죽는 고통을 치러야 합니다. 제 경우 이혼 후 지난 10년 간은 고통의 절정이었습니다. 가짜인 몸나 세상에서 진짜인 영나 세계로 태어나기 위해 양수가 터지고 산통이 시작된 기간이었지요.



그 산고를 치른 후 2년 전, 제 나이 58세에 두 번째 삶, 영생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영적 탄생을 위한 임신 기간이 무려 58년이었던 거죠!



육적 산모의 이름은 장복환(돌아가신 엄마), 영적 산모의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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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cksondavid,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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