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타령이 밥 타령이 되어서야

by 신아연


어제 5시간 집 근처 용마산 산행을 했습니다. 종아리의 뻐근하고 알싸한 피로감에 모처럼 깊은 잠을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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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법, 법' 소리를 자주 듣는 때가 없는 것 같습니다. 법을 어겼다, 법대로 처리하자, 법의 심판을 받아라, 너부터 범법자다 등등, 온통 '법, 법'입니다.



그런데 말만 '법, 법'하지 속내는 '밥, 밥'하고 있는 형국이니 걱정이 되고 울화가 터져서 제가 잠을 설치는 거지요. 요일별로 써야할 글도 쓰지 못하고 온통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합니다. 오늘부터는 다시 조력사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되네요...



여야 모두 법타령을 하면서 실상은 밥타령을 한단 말입니다. 무슨 밥? 제 밥그릇 속 밥! 이 혼란 정국을 틈타 자기들의 정치적 잇속에만 혈안이 되어 있지 진정으로 민생을, 국민을 생각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정치인이 있기는 한 걸까요?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밥'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정치인 본연의 자세라면 아무리 '마른 하늘에 날계엄'이 터졌다 해도 이렇게 국민을 분열시켜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요?



일례로 다음엔 누가 대통령이 될까? 라는 다분히 의도적인 여론조사를 할 때냔 말이죠. 이재명이 가장 유력하다는 소리가 이 시점에서 왜 나와야 하냔 말이죠. 결과 자체도 신뢰할 수 없지만.



기자들부터 정신 차려야 합니다. 치우쳐서 기사를 써대면 안 된단 말입니다. 저 신문에 저렇게 썼으니 우리도 따라서 쓰자, 상황 변화 따라 눈치를 보자, 대세를 따라가는 게 무난하다, 이런 자세로는 국민의 알 권리 타령도 반쪽 짜리에 불과합니다. 국민 알 권리 이전에 신문부터 중심을 잡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자기 생각없이 우~ 몰려 다니는 레밍쥐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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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런저런 소장을 쓰고 재판 절차를 의논하느라 헌법학자이자 (전) 헌법연구관 황도수 교수님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져서, 교수님께 자문을 구하는 기자들의 전화를 노상 듣다보니 하는 소리입니다.



그러던 차에 '자유칼럼그룹'에서 저와 함께 글을 쓰던 임철순 전 한국일보 주필의 글이 눈에 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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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궁리를 어떻게 했기에 비상계엄이라는 위헌적 반민주적 폭거를 범해 내란사범이 된 걸까요? 스스로 밝혔듯 ‘대통령으로서 절박한 사정’이 있었다지만 역사와 국민의 용서를 받을 수 없는 치명적 과오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가 불거진 8년 전 이상으로 시끄럽고 나라가 두 동강이 났습니다.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막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022년 5월 공정과 정의, 법치주의를 내걸고 취임한 이후의 정치행위는 볼품이 없었고, 오만과 불통의 이미지가 쌓여왔습니다. 게다가 부인 김건희 여사 문제는 이 정부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자 고질이 된 지 오래입니다.



전과 4범인 잡범과 싸우느라 진이 빠진 대통령은 비상계엄이라는 엄청난 자책골로 스스로 국사범이 되고 말았습니다. 잡으려던 사람에게 오히려 먹잇감을 통째로 갖다 바친 꼴입니다. 김 여사와 상의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라거나 홧김에 저지른 알코올성 계엄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들립니다. 탄핵소추는 일단 한 번 넘겼지만 스스로 퇴진하지 않는 한 계속되는 공세를 끝까지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대표는 누구인가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공동 회견을 통해 수습 노력을 밝혔지만, 법적 자격과 명분에서 설득력을 얻기 어렵습니다. 여야의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재명이든 조국이든 또 다른 어떤 재판이든 사법절차는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돼야 합니다. 탄핵이 어떻게 되든 재판 결과가 어떻든 윤석열 정부의 종언이 파렴치범 이재명의 영광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 나라에 더 큰 불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지금 가장 중요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사람은 역시 윤 대통령입니다. 혼란을 최소화하고 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이 뭔지, 마지막으로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깊이 고민하고 결행해야 합니다. '질서 있는 하야'를 하고 싶다면 마땅히 그 대책을 직접 내놓아야 합니다.


[출처] [자유칼럼]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작성자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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