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크게 써달라’는 이제 그만!
부모님들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 자녀들에게 “어떻게 하는지 종이에 적어서 알려달라”는 요청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종이’ 등에 의존하는 방식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화면 구조 등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어서입니다.
디지털을 ‘종이’로 익히려고 하면 금방 ‘휴지조각’행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들은 상황에 따라 화면 구조가 바뀌거나 기능이 업데이트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업데이트로 인해 화면의 구조가 바뀔 경우, 종이에 적힌 정보는 금방 쓸모없어질 가능성이 커지고요.
또한 종이에 적는 방식은 디지털의 직관적인 특성을 활용하지 못합니다. 서비스 매뉴얼조차도 화면 캡처에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이유는, 시각적인 자료가 훨씬 더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워서입니다.
화면 캡처도 없이 종이에 글자로 적는 방식은 화면의 터치 등에 따른 피드백이 무시된채로 텍스트만으로 학습하는 것이기 때문에, 화면의 구조나 흐름을 파악할 수가 없어 결국은 무용지물입니다.
디지털은 디지털로 배워야 한다
‘나이가 들어서 종이가 편하다’는 주장은 단순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종이에 적어두면 금방 기억에서 사라질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에 대한 사용 방법은 되도록 전자 노트 등의 디지털의 도구를 이용하여 기록해두는 것이 변화하는 상황 등에 대응하기 쉽지요.
매뉴얼을 작성하는 것처럼 설명을 하면 되지 않나요?
혹자는 ‘화면 캡처에다가 설명을 붙여서 매뉴얼을 만드는 식으로 하면 되지 않나요?‘라고 할수도 있지요.
각종 서비스나 소프트웨어에서 보편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용 방법 등을 설명할 때에는 대개 화면 캡처를 기반으로 그 위에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쓰기는 하네요.
저도 영상 강의할 때 화면 캡처에 설명을 하는 방식을 많이 이용하고, 그 이전에 기술 문서를 작성할 때도 결국은 화면 캡처에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쓰기도 하였지요
‘매뉴얼을 만드는 식’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정작 또다른 문제가 있답니다.
‘매뉴얼’작성은 모든 자녀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모님이 나중에 자녀 없이도 그 ‘종이’를 보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면, 결국 자녀는 ‘매뉴얼‘을 작성하는 일을 해야하는 셈이 된답니다.
문제는 ‘종이에 크게 적어달라’고 고집부리는 부모님이 정작 그 ‘종이’를 보고 나중에도 또 써먹을 수 있으려면, 그 자녀는 ‘매뉴얼’을 작성하는 업무를 해본 경력이 있어야 하지요.
만일 자녀야말로 이 ‘매뉴얼’을 작성해본 적 없는 상태에서 부모님이 ‘종이에 크게 써다오’ 라고 고집을 부리면, 나중에는 ‘종이를 봐도 모르겠다’가 되기 쉽답니다
매뉴얼을 작성하는 작업은 디지털을 능숙하게 다루는 개발자들에게조차 쉽지 않은 일이랍니다. 화면 캡처와 설명을 결합하여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 그 자체로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요. 게다가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의 작동 과정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설명하는 능력까지 필요하답니다.
따라서 기기나 서비스의 작동 과정의 단계마다 캡처를뜨고 글자를 적어다가 부모에게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요.
부모가 계속해서 ‘종이에 써달라’는 식으로 자녀에게 번거롭고 잘못된 방식에 의존한다면, 자녀들에게는 그 부담이 계속해서 커질 수밖에 없답니다.
디지털을 제대로 익히려면, 종이 대신 전자노트 등의 디지털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