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기운은 크게 분노하면 형(形)과 기(氣)1가 끊어지고, 피가 위에서 맺히며,2 사람으로 하여금 박궐(薄厥)3하게 한다. 어떤 이는 힘줄을 다치는데, 힘줄이 느슨해져,4 몸이 움직이기가 쉽지 않게 된다.5 땀이 나는데 몸의 반쪽이 막히면, 사람으로 하여금 몸의 반쪽이 마른나무처럼 되게 한다.6 땀이 나면 습사(濕邪)가 나타나는데,7 부스럼이나 땀띠8가 생긴다. 기름진 음식과 흰쌀밥을 먹는 사람9은 <얼굴 부위에> 악성 부스럼이 나기 쉬우니,10 마치 빈 그릇을 들고 물건을 받는 것 같다. 힘들여 일하여 땀을 흘리고 바람을 맞으면 찬 기운이 닥쳐서11 여드름12이 나고, 이것이 쌓이면 부스럼이 된다.
1. 원문 ‘형기(形氣)’ 따로 떼어서 해석했다. 둘을 합하면 정기(精氣) 또는 원기(元氣)를 의미한다. 정진명 선생은 ‘형기’를 ‘<몸의> 꼴을 유지하는 기운’으로 해석했다.
2. ‘위’는 머리를 가리킨다. 원문 ‘菀’는 쌓일 운 자이다. 여기서는 ‘맺히다’는 뜻으로 쓰인다. 한의학에 관한 상식이 모자라는 꽁푸가 보기에 피는 기의 움직임을 통해 온몸으로 퍼지는데, 스트레스가 쌓여 분노하면 기가 머리로 올라가고, 몸[形]과 기가 따로 ‘노니’ 온몸으로 퍼져야 할 기와 피가 머리에만 머물러 있으니 피가 머리에 맺히게 된다.
3. 한의학용어사전을 찾아보면, 박궐(薄厥)은 ‘궐증(厥證)의 하나로, 갑자기 팔다리가 싸늘해지면서 머리가 아프며 정신을 잃고 넘어지는 중한 병증을 말하며, 주로 몹시 성을 내는 것 등 정신적 자극으로 양기가 위로 올라갈 때 혈도 따라 올라가 머리에 몰려서 생긴 증상이다’라고 풀이한다.[한국전통지식포탈] 네이버지식백과에서는 ‘폭노 등 심한 정신 자극으로 양기가 항성(亢盛)되고 혈이 기를 따라 역하여 두부에 울적할 때 발생되는 졸연궐역(卒然厥逆), 두통, 현부(眩仆) 등의 혼궐증(昏厥症)이다.’라고 풀었다.
4. 원문 세로 ‘종(縱)’ 자는 ‘느슨해지다’는 뜻이 있다.
5. 원문 얼굴 ‘용(容)’ 자를 ‘쉽다’는 뜻으로 보고 번역했다.
6. 원문 치우칠 ‘편(偏)’ 자는 절반, 한쪽을 뜻한다. 원문 ‘저(沮)’ 자는 막히다는 뜻이다. 원문 ‘고(枯)’ 자는 마르다는 뜻으로 본래 마른나무를 뜻하는 글자이다. 몸의 반쪽이 시든 마른나무처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므로 반신불수를 뜻한다.
7. 습사는 습(濕)이 병을 일으키는 원인[邪氣]이 될 때 부르는 이름이다. 원문 ‘견(見)’ 자가 나타나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현’으로 읽는다.
8. 부스럼 좌(痤), 땀띠 비(疿).
9. 원문 ‘인(人)’ 자 대신에 ‘변(變)’ 자로 되어 있는 판본이 많다. 원문 ‘고(膏)’는 기름, 지방, 살진 고기를 뜻한다. 기름진 음식을 가리킨다. 원문 기장 ‘량(粱)’ 자는 도정을 많이 한 쌀을 뜻한다. 기름진 음식과 도정을 많이 한 쌀은 건강에 좋지 않다.
10. 원문 발 ‘족(足)’ 자는 ‘~하기 충분하다’는 뜻이 있다. 원문 못 ‘정(丁)’ 자는 ‘정(疔)’을 가리킨다. 단단하고 뿌리가 깊으며 형태가 못과 같은 부스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