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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꽁푸 Jul 12. 2024

14강 생기통천론6

바람을 조심하라!


그러므로 바람[風]은 온갖 병이 시작되는 처음이다. <양의 기운이> 맑고 깨끗하면 살결이 닫혀서 <바람을>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치니,1 비록 거센 바람이 모질게2 들이닥쳐도 해를 입힐 수 없으니, 이것은 계절의 순서에 따른 때문이다.3

故風者, 百病之始也. 淸淨則肉腠閉拒, 雖有大風苛毒, 弗之能害, 此因時之序.


1. 막을 거(拒)는 거절(拒絕,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치다)을 뜻한다.

2. 가혹할 가(苛)는 모질다는 뜻이 있고. 독 독(毒)은 거칠다, 난폭하다는 뜻이 있다.

3. <생기통천론> 앞부분에서 “푸른 하늘[자연}의 기운이 맑고 깨끗하면 <인간의> 의지가 다스려지고, 이것에 순응하면 양의 기운이 굳건해진다.[蒼天之氣, 淸淨則志意治, 順之則陽氣固.]”라고 했다. ‘맑고 깨끗하다’는 것은 안정을 의미한다. 양의 기운이 안정되고 굳건하면 살결이 닫고 바람을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치기 때문에 바람이 쉽사리 사람의 몸안으로 침투해도 그 사람이 양의 기운을 맑고 깨끗하고 갖고 있으면 살결이 ‘안정’되어 바람이 사람의 몸을 위협하지 못한다.

석곡 선생은 ‘맑고 깨끗한 것은 욕심이 없고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恬澹]을 이른다. 정신이 안에서 지키고 있으니, 병이 어디에서 올 수 있겠는가?[淸淨謂恬憺也, 精神內守病安從來.]’라고 하여 <상고천진론>을 인용했다.

인할 인(因)은 의거하다, 따르다는 뜻이 있다. ‘계절의 순서에 따른다’는 것은 계절의 순서에 따라 양의 기운을 다스림을 가리킨다. 소양(少陽)인 봄에는 양의 기운을 조금 발산하고, 태양(太陽)인 여름에는 많이 발산하며, 가을에는 양의 기운을 ‘거두어들이고[收]’, 겨울에는 품고[藏] 있어야 한다. 이것이 계절의 순서에 의거하여 양의 기운을 길러서 양의 기운을 안정되게 하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병이 오래 되면 <다른 경락이나 장부로> 옮겨져서 <성질이 다른 병으로> 바뀌고, 위와 아래<의 기>가 교통하지 않으면,1 훌륭한 의사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러므로 양이 쌓이면 병들어 죽게 되는데, 양의 기운이 막히는 것은 당연하며, 막힌 것은 흘려보내야 한다.2 신속하고 바르게 치료하지 않고, 거친 <의사에게 치료를 맡기면> 몸이 무너지게 된다.

故病久則傳化, 上下不幷, 良醫不爲. 故陽蓄積病死, 而陽氣當隔, 隔者當瀉, 不亟正治, 粗乃敗之.


1. 아우를 병(并). 석곡 선생은 원문 ‘병(并)’을 ‘교(交)’라고 풀었다. 몸 안의 기가 위아래를 흘러야 건강하다. 한의학에서는 ‘수승화강(水升火降)’를 말한다. ‘물은 위로 올라가고 불은 아래로 내려간다’는 뜻이다. 차가운 기운은 올라가게 하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가게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한의사들의 말이다. 우리 몸의 기를 위아래로 흐르게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태극권이다. 태극권으로 꽁푸를 쌓으면 기가 발바닥에서 용솟아 온몸으로 흐른다. 우리의 발바닥에 기가 용솟는 샘이 있다. ‘용천(湧泉)’이라는 혈자리이다.

석곡 선생은 <상고천진론>에서 “하늘과 땅의 기운이 교통하면 구름이 흘러가고 비가 내려서 만물이 나고 꽃을 피며, 하늘과 땅의 기운이 교통하지 않으면 비와 이슬이 내리지 않아 초목이 말라 죽게 된다. 그러므로 심장이 신장과 교통하면 정기(精氣)가 생기고, 피가 충만해지며, 불[심장]이 물[신장]과 떨어지면 정기가 없어지고 피가 마르게 되니, 이것은 죽음과 삶의 틀이 안으로 일부를 지나는 대강의 요지이다.[天地交則雲行雨施萬物生榮, 天地不交則雨露不降草木槁死, 故心交腎則精生血榮火離水則精亡血枯, 此死生之機內經一部之大指也.]”라고 했는데, 수승화강을 하늘과 땅 그리고 우리 몸의 장부인 심장과 신장에 적용하여 풀었다. 심장은 불[火]을 담당하고, 신장은 물[水]을 담당하는데, 우리 몸의 아랫 부분에 있는 물은 불의 도움으로 몸의 위로 올라가고, 상부의 불은 물의 도움으로 하부로 내려오는 순환을 하게 된다.

병이 오래 되어 양의 기운이 약화되면 상하가 막혀서 통하지 않게 된다. 몸 위에 있는 심장의 불이 몸 아래에 있는 신장과 교통하지 않고, 신장의 물이 위로 심장과 교통하지 않는다. 우리의 몸이 이러한 지경에 이르게 되면 아무리 뛰어난 명의도 손을 쓸 수가 없다.  

2. 양의 기운은 움직이여야 한다. 멈추는 것은 음이 하는 일이다. 양의 기운이 흐르지 않고 한 곳에 머물러 쌓이게 되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 몸의 위아래가 교통하지 않으니, 양의 기운이 흘러야 할 통로가 막힌 것이며, 뜨거운 양의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위에 쌓여 있으니 몸에 탈이 나지 않을 수 없다. 해결책은 흘려보내는 것이다. 우리의 몸 안은 장부(臟腑)로 이루어져 있다. 장(臟)은 저장[藏]하고, 부(腑)는 배출[瀉]해야 한다. 몸에 필요한 것은 저장하고 나머지 찌꺼기는 몸밖으로 배설해야 한다. 그것도 24시간을 주기로. 만약 양기가 문제가 생겨 몸밖으로 배출해야 할 것이 배출되지 않고 몸에 쌓이면, 그것이 변비이고, 이 변비가 오래 지속되면 몸에 탈이 난다.  

쏟을 사(瀉)에는 ‘흘려보내다’는 뜻이 있다.

3. 빠를 극(亟). 거칠 조(粗). 패할 패(敗). 바른 치료는 쌓여 있는 양의 기운을 흘려보내는 치료법이다.   


그러므로 양의 기운은 하루에서 밖을 주관하는데, 아침녘에는 사람의 기운이 생기고, 한낮에는 양의 기운이 부풀어 오르며, 저물녘에는 양의 기운이 벌써 허해져서, 기운의 문1이 닫힌다. 이러므로 저녁 무렵에는 <양의 기운을> 거두고 막아서 근육과 뼈를 성가시게 하지 않고,2 안개와 이슬에 맞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세 때와 거꾸로 하면 몸이 피곤하여 괴로워하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증상[困薄]이 나타난다.

故陽氣者, 一日而主外, 平旦人氣生, 日中而陽氣隆, 日西而陽氣已虛, 氣門乃閉. 是故暯而收拒, 無擾筋骨, 無見霧露. 反此三時, 形乃困薄.


1. 높을 륭(隆). 기운의 문은 땀구멍을 가리킨다. 한의학에서 폐는 기와 피모(皮毛)를 주관하므로 피부의 땀구멍을 ‘기의 문’이라 한 것이다.   

2. 어두울 막(暯). 시끄러울 요(擾)는 성가시게 굴다는 뜻이 있다. 저물녘이 되면 양의 기운을 안으로 거두고, 사람은 몸을 쉰다. 그러므로 근육과 뼈를 쓸 일이 없다. 밤은 음의 시간이다. 그래서 양의 기운은 밤에 돌아다니면 안개와 서리를 맞아서는 아니 된다. 《황제내경》의 저자에 따르면, 밤에 운동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자연의 섭리에 거스르기 때문이다. 사람의 삶은 자연을 본받아서, 사람의 양의 기운은 해의 뜨고 지는 것과 어우러져야 한다. 그래서 달밤에 운동을 하거나 한낮에 잠을 자면 신장에 부담을 주어, 신장이 품고 있는 정기(精氣)가 소모된다. 이러한 현상이 오래 되풀이 되면 몸이 피곤해지고 결국 병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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