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무리의 기운과 물상은 서로 통한다
<음양응상대론편제4(第四)>
《황제내경》의 네 번째 권인 <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篇)>이다. 제목에 ‘대론(大論, 크게 논하다)’이 들어 있다. 《황제내경》 <소문>에서 ‘크게 논하다’가 제목에 들어 있는 편은 앞에 나온 ‘사기조신대론’과 이 ‘음양응상대론’뿐이다. 그만큼 중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 이 편은 음양을 가지고 삼라만상을 설명한다.
음양의 균형이 깨지면 몸에 병이 생긴다. 그래서 음양의 조화가 중요하다. 음양의 이치에 의거하여 양생의 법칙을 세울 수 있다.
제목에 나오는 ‘상(象)’은 꼴을 뜻하는데, 만물의 현상을 가리킨다. 《주역(周易)》은 천지만물을 8개 ‘꼴’로 축약하여 설명한다. 이것이 바로 ‘팔괘(八卦)’이다. 오행(五行)은 다섯 가지 꼴, 음양(陰陽)은 ‘+’와 ‘-‘ 두 가지 꼴로 세계를 설명한다.
‘음양응상(陰陽應象, 음양이 물상(物象)과 상응하다[네이버 국어사전은 ‘상응하다’를 ‘서로 기맥이 통하다’로 푼다. 같은 무리의 기운과 물상은 서로 통한다.])’은 이 세상의 삼라만상을 음양으로 귀속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오행 이론가들은 이 세상의 삼라만상을 오행으로 귀속시키고, 오행과 오방(五方)을 인체의 오장(五臟)과 연결시켜 천인합일의 의학 체계를 확립했다.
황제가 말했다. 음양은 천지의 도이고, 만물의 벼리[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 뼈대]이며, 변화의 부모이고, 삶과 죽음의 처음이며, 신명이 깃들어 사는 곳집이니,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뿌리[음양]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양이 쌓여서 하늘이 되고, 음이 쌓여서 땅이 됩니다.1 음은 고요하고 양은 조급하며, 양은 낳고 음은 자라게 하며, 양은 죽이고 음은 간직합니다. 양은 기운을 변화시키고,2 음은 꼴을 이루게 합니다. 추움이 극에 달하면 더움을 낳고, 더움이 극에 이르면 추움을 낳으며, 찬 기운이 흐림을 낳고, 뜨거운 기운이 맑음을 낳습니다. 맑은 기운이 아래에 있으면 설사를 합니다. 흐린 기운이 위에 있으면 배가 불룩해집니다.4 이것이 음양이 작용을 뒤집고[거스르고], 병이 따름을 거스르는 것입니다.5
黃帝曰: 陰陽者, 天地之道也, 萬物之綱紀, 變化之父母, 生殺之本始, 神明之府也, 治病必求於本. 故積陽爲天, 積陰爲地. 陰靜陽躁, 陽生陰長, 陽殺陰藏. 陽化氣, 陰成形, 寒極生熱, 熱極生寒, 寒氣生濁, 熱氣生淸. 淸氣在下, 則飧泄. 濁氣在上, 則䐜脹. 此陰陽反作, 病之逆從也.
1. 음양은 기(氣)이고, 하늘과 땅은 기가 현상화된 모양[象]이다.
2. 원문 ‘화(化)’는 손오공이 잘하는 텀블링[공중제비]이다. 손오공이 텀블링을 하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 둔갑한다. 그것이 ‘화’이다.
3. 저녁밥 손(飧), 셀 설(泄). 손설은 중의학에서 소화되지 않은 음식을 설사하는 것을 가리킨다.
4. 원문 ‘진창(䐜脹)’은 붓다는 뜻이다. 중의학에서는 배가 불룩해지는 증상을 가리킨다. ‘수승화강(水升火降)’해야 몸이 건강하다. 음에 속하는 물은 아래로 흐르고,. 양에 속하는 불은 위로 솟아오른다. 수승화강은 음양의 기운이 순환해야 함을 강조한다. 기가 순환해야 몸이 건강하다.
5. ‘유유상종(類類相從)’. 같은 무리끼리는 서로 따른다. 같은 무리에 속하는 것은 서로 감응한다. 같은 무리에 속하는 것이 서로 어울려야 하는데, 성질이 다른 것이 무리에 섞이면 조화가 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