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음식을 먹으면 건강해진다
서쪽은 흰색이고, 몸 안으로 들어오면 폐와 통하며, 코에서 구멍이 열리고,1 정은 폐에 저장하는데, 그러므로 병은 등에 있고,2 그 맛은 매운맛이며,3 이와 같은 무리는 금속이고, 이에 속하는 가축은 말이며,4 이에 속하는 곡식은 벼이고,5 사계절에 상응하는 것은 위로 태백성이 되니,6 그러므로 병이 피부와 털에 있음을 알고,7 이에 속하는 소리는 상(商)이며,8 이에 속하는 수는 9이고,9 이에 속하는 냄새는 비린내입니다.10
西方白色, 入通於肺, 開竅於鼻, 藏精於肺, 故病在背, 其味辛, 其類金, 其畜馬, 其穀稻, 其應四時, 上爲太白星, 是以知病之在皮毛也, 其音商, 其數九, 其臭腥.
1. 폐에 병이 생기면 그 징후가 코에서 나타난다. 폐가 몸 바깥세계와 소통하는 통로가 코이다. 코를 통해 몸 바깥의 나쁜 기운을 들이쉬면 그 영향이 폐에 미친다.
2. 폐에 문제가 생기면 그 현상이 등에 나타난다. 함흉발배(含胸拔背, 가슴은 안고 등은 내민다)해야 하는데, 현대인들은 가슴을 앞으로 내민다. 그러면 등이 들어가고 견갑골이 치켜올라가는데, 이렇게 하면 폐에 병이 들기 쉽다.
3. 풍한(風寒)과 습한 기운[濕氣]이 몸안으로 들어왔을 때 매운맛의 음식을 먹으면 그것들을 내보낼 수 있다. 중국 호남성은 기후가 습하고 차다. 호남성 사람들이 매운 음식[쏘가리매운탕]을 좋아하는 게 이러한 때문인가. 마오쩌둥이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는 혁명을 논하지 말라 했다.
4. 말고기가 폐를 촉촉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5. 쌀[찹쌀]이 폐로 들어가면 폐를 촉촉하여 폐의 기운을 보하게 한다.
6. 태백성은 금성(金星)이다.
7. 폐는 피부와 털을 주관한다.
8. 상은 레에 속하는데, 레 위주의 음악은 폐를 좋게 한다.
9. 폐가 약하면 4와 9를 많이 사용하라고 한다.
10. 금속에서 나는 냄새가 비린내이다. 비린내 나는 음식[생선]이 폐를 좋게 한다.
북쪽은 검은색이고, 몸 안으로 들어오면 신장과 통하며,1 이음(二陰)2에서 구멍이 열리고, 정은 신장에 저장하는데, 그러므로 병은 계곡[谿]3에 있고, 그 맛은 짠맛이며,4 이와 같은 무리는 물이고, 이에 속하는 가축은 돼지이며,5 이에 속하는 곡식은 콩이고,6 사계절에 상응하는 것은 위로 신성(晨星)7이 되니, 그러므로 병이 뼈에 있음을 알고,8 이에 속하는 소리는 우(羽)이며, 이에 속하는 수는 6이고,9 이에 속하는 냄새는 썩은내입니다.10
北方黑色, 入通於腎, 開竅於二陰, 藏精於腎, 故病在谿, 其味鹹, 其類水, 其畜彘, 其穀豆, 其應四時, 上爲辰星, 是以知病之在骨也, 其音羽, 其數六, 其臭腐.
1. 검은색[겨울]은 거두어 간직하는[收贓] 것을 주관한다. 신장에 좋은 약은 검은색이며 쓴맛이다.
신성은 수성(水星)이다.
2. 전음(前陰)[생식기와 요도]과 후음(後陰)[항문]이다. 이음에서 생기는 병은 신장과 관련이 있다. 신장의 양기가 허하면[腎陽虛] 대변이 묽고, 덩어리를 이루지 않으며, 오경(五更)[새벽4시 전후]에 설사를 한다.
3. ‘계곡’은 근육을 잇는 자리를 가리킨다. 경혈 가운데 ‘태계(太谿)’가 있다.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 비뇨생식기 질환을 다스리는 경혈)의 경혈이다. 발목 뒤 안쪽 면, 안쪽 복사 끝과 발꿈치 힘줄 사이의 오목한 곳에서 취혈한다. ‘힘은 발에서 일어나고, 기는 척추에서 생겨난다[力由足起, 氣由脊發]’는 말이 있다. 태계를 끊으면 힘을 쓰지 못해 무공이 폐하게 된다고 한다. 신장에 문제가 있는지 알고 싶으면 태계혈을 눌러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4. 짠맛은 신장을 촉촉하게 한다.
5. 돼지고기는 물에 속한다. 뇌[腦髓]에 좋다. 마오쩌둥이 홍샤오러우[紅燒肉]를 좋아했다. 신장[腎精]에 좋다고 한다.
6. 콩은 신장에 좋다. 콩은 사람의 신장과 모양이 닮았다.
7. 신성은 수성이다.
8. 신장은 뼈와 골수를 주관한다. 따라서 뼈 및 골수와 관련된 병은 신장에서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한다.
9. 우는 라에 해당한다. 라 위주 음악을 많이 들으면 신장이 좋아진다. 6과 1은 신수(腎水)를 상징하고, 따라서 신수가 부족한 사람에게 좋다.
10. 썪은내가 나는 보약은 신장을 좋게 한다.
그러므로 맥을 잘 보는 사람1은 삼가 오장육부를 살피는데,2 한 번은 거스르고 한 번은 따르며,3 음양과 표리,4 남녀의 벼리5를 가슴속에 간직하니,6 뜻이 정에서 마음과 합하고,7 자격을 갖춘 사람이 아니면 가르치지 말고, 참된 것이 아니면 전수하지 않아야 하니,8 이것을 ‘도를 얻었다[得道]’고 합니다.
故善爲脈者, 謹察五藏六府, 一逆一從, 陰陽表裏, 雌雄之紀, 藏之心, 意合心於精, 非其人勿敎, 非其眞勿授, 是謂得道.
1. 진맥을 잘하는 사람은 오랜 경험을 통해 맥의 상태[脈象]를 보고 오장육부의 변화를 파악한다.
2. 살필 찰(察)은 자세히 보는 것을 뜻한다. 육안이 아닌 마음을 통해 알아내는 것을 가리킨다. 의사는 진맥을 통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우리 몸 안에 있는 오장육부의 상태를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이다.
3. 진맥을 하면 인체 내 기혈의 생(生)・장(長)・수(收)・장(藏)이 하늘과 땅의 변화와 박자를 맞추는지를 알 수 있다. 인체가 자연과 박자를 맞추지 않으면 병이 생긴다. 의사는 진맥을 통해 그러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상고천진론>에서 “봄의 기운을 거스르면 소양(少陽)의 기운이 생기지 않으니, 간의 기운이 몸안에서 변합니다.[逆春氣, 則少陽不生, 肝氣內變.]”라고 했다. 인체의 기혈이 자연 기운과 박자를 맞추지 못한 예이다.
4. 맥에는 음맥과 양맥이 있다. 맥을 볼 때 손가락으로 누르는 세기에 따라, 손가락 끝을 가볍게 대고 맥을 보는 것을 부맥(浮脈)이라고 하는데, 병이 체표에 있을 때 나타나는 맥상이다. 중간 정도로 누르고 맥을 보는 것을 중맥(中脈)이라고 하는데, 정상적인 맥이다. 세게 누르고 맥을 보는 것을 침맥(沈脈)이라고 한다. 부맥은 양맥이고, 침맥은 음맥이다. 손가락을 세게 눌러야 맥이 느껴지면 몸에 병이 있음을 말해준다. 겉과 속[表裏]은 부맥[겉]과 침맥[속]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5. 맥을 볼 때 남녀가 체질이 다름을 감안해야 한다. 음에 속하는 여자는 음혈(陰血)이 충만하고, 양에 속하는 남자는 양기가 여자에 비해 넘친다. 따라서 남녀가 서로 다름을 감안하여 처방해야 한다.
6. 가슴속에 간직한다[藏於心]는 말은 마음으로 체득한다는 뜻이다.
7. 정(精)은 신(神)[고대에 심(心)과 신(神)은 통용되었다]이 체화(體化)한 것이다. 정은 체액과 정액의 형태로 나타난다. 마음이 정과 합하면 사람이 안녕해진다. 중의학에서 ‘사람이 누우면 피가 간으로 돌아간다[人臥則血歸於肝]’라고 했는데, 간은 피를 저장하고, 피에는 혼이 깃든다. 다른 말로 하면, 혼을 간혈(肝血, 간에 저장되어 있는 피)에 저장하면 ‘뜻이 정에서 마음과 합하는 것’이 된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안녕해진다.
8. 이 권의 이름이 <금궤진언론>이다. 금궤에 넣어 보관할 만한 참된 말이 아니면 전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