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머무는 자리에서, 다시 피어나다

<그리움과 성찰> 시리즈 10

by 이민자의 부엌


하루의 끝, 창가에 앉아 노을을 바라본다.
붉게 물든 하늘이 천천히 저물어가고,
잔잔한 빛이 커튼 사이로 스며든다.
그 빛이 마음 한켠을 따뜻하게 적신다.
그리움은 여전히 내 안에서 숨 쉬고 있었다.


이민의 세월이 길어질수록,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고 조용히 익어갔다.
이제 그리움은 슬픔이 아니라
삶의 결을 따라 흐르는 부드러운 숨결이 되었다.
나는 그 속에서 나를 단련시키고,
또 한 번 피어나는 자신을 바라본다.


젊은 날엔 늘 ‘돌아갈 곳’을 그리워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알게 되었다.
돌아가야 할 곳은 밖에 있는 고향이 아니라,
내 마음 안의 따뜻한 자리라는 것을.
그곳엔 오래전의 웃음과 목소리,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모든 순간이 고요히 머물러 있다.


요즘은 그리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움이 찾아올 때면,
나는 차분히 마음을 내려놓고
그 따뜻한 파문을 가만히 지켜본다.
그리움은 나를 과거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더 깊이 사랑하게 만든다.


가끔 창밖을 바라보다 보면
먼 길을 건너온 내가 낯설게 느껴진다.
이방인의 시간 속에서도 나는 꺾이지 않고,
조용히 나를 키워온 세월을 떠올린다.
그 길 위에서 웃고 울던 날들이
이제는 모두 감사로 남았다.


글을 쓰며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그리움은 떠나간 것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살아 있는 증거라는 것을.
그리워할 수 있다는 건
아직 내 안에 사랑이 남아 있다는 뜻이니까.


오늘도 나는 창가에 앉아
노을빛이 사라지는 하늘을 바라본다.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고,
작은 별 하나가 조용히 빛을 올린다.
그 빛을 보며 나는 미소 짓는다.
그리움은 끝이 아니라, 나를 다시 피워 올린 빛이었다.


이제 나는 안다.
그리움이 머무는 자리가 곧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며,
그리움이 스며든 마음이 곧 삶의 온기라는 것을.
그리움은 내 안의 사랑을 다듬고,
그 사랑은 오늘의 나를 피워낸다.


그래서 오늘, 나는 다시 이렇게 쓴다.
“그리움이 머무는 자리에서, 나는 다시 피어난다.”





"그리움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그리움과 성찰"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여정이 어느덧 10편의 글로 완성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제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감정들이 하나씩 꺼내졌고, 그리움은 더 이상 아픔이 아닌, 저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공감과 응원 덕분에, 이 시리즈는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어요.


이제 저는 다음 이야기를 향해 나아가려 합니다. 그리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문이니까요.


함께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리즈에서 다시 마음을 다해 인사드릴게요.



— 이민자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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