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걸린 날

아플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by 푸른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날들이 이어졌다.


대화를 나누는 순간,

목의 통증이 느껴졌고
침을 삼키는 일조차 고통스러웠다.


목은 퉁퉁 부어 있었다.


요즘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하던 일을 멈추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다섯 시간도 채 자지 못하고 깨어났다.
통증은 더 또렷해졌고
몸에는 기운이 없었다.

으슬으슬한 한기가 스며들었다.

이렇게 아픈 날이면
어김없이 엄마가 떠오른다.


아프거나 힘들 때
내가 먹고 싶다 말한 빵이나 요구르트를
조용히 사 오던 사람.


병원에 가자며 손을 잡고,
열을 재며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던 얼굴.


아플 때마다
여전히 엄마에게 기대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성인이니까
나 혼자 나를 돌본다.


점심 무렵엔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던 병원도

죽을 먹고
잠깐 눈을 붙이고 나니
갈 수 있을 만큼의 힘이 생겼다.


약을 타 오고,
다시 죽을 먹고,
으슬으슬한 몸을
조금 더 따뜻하게 덮어준다.


오늘은 푹 잠들어서
기분 좋게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오늘,

나를 버티게 한 열 여섯 번째 온도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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