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작은 시작점
버스를 타고 창밖을 보는데,
아름다운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지나가는 풍경은 마치 천천히 흐르는 영화처럼 여유로웠다.
하지만 그와 달리,
나는 지쳐 있었다.
아름다움이 쉽게 보이지 않을 만큼, 하루 종일 정신없이 일하며
나를 돌볼 틈이 없었다.
그러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
생존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이 길이 정말 맞는 방향인지,
확신은 늘 흐릿하다.
답도 없는 문제를 붙들고 끙끙 앓는 기분.
숨이 턱턱 막히는 답답함이 가슴 깊숙이 차오른다.
고민을 털어놓을 곳도 마땅치 않다.
부모님께 말하면 걱정하실 것이고,
친구들은 각자의 삶을 버텨내느라 바쁘다.
학교 다니던 때처럼 자연스럽게 털어놓을 자리도 이제는 없다.
그래서일까.
이렇게 답답할 때
다시 숨을 쉬게 할 ‘온도’가 필요하다.
내게는 우선, ‘온기’가 필요하다.
사회에서 느낀 온도는 늘 차갑기만 했다.
사람들은 무표정하거나 인상을 찌푸린 얼굴로
오늘을 빨리, 더 빨리 살아내야 했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노동을 쏟고
빈 몸으로 버스에 올라타면,
그저 빨리 집에 도착하기만을 바란다.
그리고 집에 문을 열면
나를 가장 먼저 반겨주는 존재가 있다.
조용히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반려동물.
이 작은 친구를 쓰다듬는 순간,
집 안의 온도도, 마음의 온도도
서서히 따뜻해진다.
불을 켜고 방 안에 온기를 채우는 일.
그 사소한 따뜻함이
오늘을 버티게 했다는 걸 비로소 깨닫는다.
이렇게, 숨을 돌릴 수 있는 작은 기온들을
하나씩 모아가다 보면
오늘을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 글은 그 온도들 중 첫 번째 기록이다.
읽어주시는 분들의 하루에도
작은 온도가 스며드는 순간이 찾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