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면체 사랑 -3부

시골 교회 이야기

by 일도

제10면체 天澤履 — 부드럽게, 그러나 신중하게 밟고 가야 할 길


한편, 일도 전도사가 사역하는 시골 교회에서도 나름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었다.


동네에서는 일도의 인사 부재와 명희 사모를 곱지 않게 보는시선도 있었지만, 교회 안 청년들과 아이들에게 그녀는 무척이나 사랑받는 존재였다.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저녁이면 어김없이 청소년 예배에 함께했다.

명희가 아이들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싹싹한 미소를 지을 때면, 청년들은 “꺄르륵” 웃음을 터뜨리곤 했다.


어느 날은 라면을 한 솥 끓여 나눠주는 이브닝 모임이 있었다. 너무 오래 삶아 면발이 퍼지고 국물까지 졸아버렸지만, 그마저도 웃음이 됐다.

“일은 우리보다 못해도,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 고맙다”는 말이 나올 만큼, 명희는 그들 안에 스며 있었다.


교회에서 몇 동네 건너, 같은 교단 소속의 또 하나의 시골 교회에는 일도의 1년 선배 홍만 전도사가 있었다. 자주 찾아와 교제를 나누곤 했고, 연합 사역의 일환으로 월 1회 ‘연합 교회지’도 발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호에서 ‘민물장어의 효능’을 소개한 기사로 서울 본 교회 목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구약성경에 비늘 없는 물고기는 먹지 말라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홍만 전도사는 아무 말 없이 그 면을 삭제하고 다른 기사로 대체했다.


해마다 봄이면 두 교회는 함께 청소년들과 소풍을 떠났다. 학생들과 청년들이 돗자리를 깔고 웃음꽃을 피우는 사이, 일도와 몇몇은 점심 준비로 분주했다.


그날도 따사로운 햇볕 아래 점심을 준비하던 중, 일도가 짐을 뒤지며 말했다.

“명희야, 부르스타 안 챙겼어?”


“저… 전 부르스타가 뭔지도 몰랐어요… 말씀만 해주셨다면 준비했을 텐데요.”


일도의 얼굴이 굳었다. 말에는 짜증이 실려 있었다.

“밥 해 먹는 건 당연한 건데, 그런 건 좀 알아서 같이 챙겨야지.”

“그러니까 냄비에 라면 끓이려면, 그런 기본적인 건 좀 신경을 써야 하잖아.”


명희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자주 이런 식으로 말했다.

무심하고, 단정적이고, 자칫하면 명령처럼 들리는 말투.

그녀는 겉으로는 조용히 따르고 있었지만, 마음 어딘가에는 서서히 병이 자라고 있었다.


삼도는 대학을 졸업했지만 전공을 살릴 기회는 없었다. 대신교회에 헌신하기로 마음먹고 주일학교를 맡았다.


형 일도가 신학교에 진학할 때, 삼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쁨을 느꼈다. 형은 늘 우상이었고, 그의 부재는 막막함이었으며,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 형이 시골 교회로 부임하게 되자 삼도는 진심으로 축하했다.

“형, 축하해. 비록 시골 교회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다 알아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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