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이 앨범 수록곡을 들을 때 마다 여러가지 다른 감정들이 들려온다. 2017년에 발매된 얼터너티브 팝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 앨범, 국내에서도 팝 매니아들은 다 들어봤을 이 앨범, Lorde의 Melodrama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앨범 Melodrama
유명한 스타들의 삶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앨범 Pure Heroine을 발표했던 뉴질랜드 가수 로드(Lorde)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앨범으로 최연소 그래미 수상자(지금은 비욘세의 딸이 차지), 데이비드 보위에게 ‘음악의 미래’라는 평을 받는 등 유명세란 유명세는 다 얻기 시작했다. 얻은 유명세로 파티에 다니며 그녀가 비판한 스타들의 삶을 살기 시작한 로드는 남자친구와의 결별 후 의미 없는 파티에서의 공허감, 남자친구를 향한 그리움 등을 담은 앨범 Melodrama를 발표하여 다시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앨범은 단순한 명반이 아닌, 현재 빌리 아일리시가 이끌고 있는 얼터너티브 팝 씬의 부흥을 일으키게 한 결정적 원인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Green Light MV 중
잃었던 것들, 되찾고 싶어. 지금 그저 초록불이 켜졌으면
멜로드라마의 첫번째 트랙은 Green Light, 로드가 이별하고 나서 바로 느낀 감정이 담겨있는 곡이다. 빠른 박자와 도입부의 피아노 소리, 후반부 일렉기타의 소리가 매력적이었던 곡이다. 가사의 배경은 헤어지기 직전 식어버린 사랑, 이별의 파티, 그 후 귀가하는 도중 혼란스러운 마음이다. 노래에서 ‘I’m waiting for it, that green light, I want it’을 반복하는데, 이는 혼란스러운 마음에 귀가 도중 빨간불에 멈춘 차 속에서 그저 빨리 집에 가길 원하는 로드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포인트이다.
싱글 Homemade Dynamite
우리의 규칙, 꿈들, 우린 눈멀었어. 내 머릿속 다이너마이트로 날려버려
멜로드라마의 세번째 트랙 Homemade Dynamite에선 이별 후 의미 없는 파티 속 로드의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 코러스의 조용하지만 머릿속에 강력하게 박혔던 신스 소리가 마음에 들었다. (목소리 강조, 무엇보다도 가사의 내용과 어울림) 가사는 파티 도중 의식의 흐름대로 행동하는 상황이 담겨있다. 상대에게 좋게 보이기 위해 거짓으로 자신을 꾸미고, 술, 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채로 도로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누군가와 뒹굴기도 하는 등. 로드의 ‘의미 없는 파티’를 참여하는 듯한 느낌이다.
Liability SNL 공연 중
난 그저 짐덩어리야… 내가 모두에게 과분했나 봐
다섯 번째 트랙 Liability는 다른 트랙들에 비해 많이 차분한 느낌이다. 한국 한정으로 이 노래가 가장 인기가 많다. (음악 프로에서도 몇 번 커버된 노래) 1절에서는 남자친구와의 관계, 2절에서는 사람들 속에서 의미 없는 존재에 대해 노래한다. 잔잔한 피아노의 선율이 더더욱 감정을, 그리고 분위기를 심화시킨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가사는 ‘난 그저 쟤네들 사이에서 놀아주다가 질리면 버려지는 장난감이야’ 이다.
이 앨범의 특징은 특이하다고 할 정도로 여러 장르의 사운드를 차용한 것이다. 다양한 사운드가 어우러져서 Homemade Dynamite의 혼란, Liability의 슬픔 같이 다양한 감정들을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또한, 로드의 송라이팅 능력도 감상할 수 있다. 한편의 시 같은 가사들이 노래의 묘한 분위기와 어우러진다. 소개하지 못한 The Louvre의 가사 중 ‘확성기를 가슴에 대고 이 심장박동 소리에 모두 춤 추도록’ 이란 구절이 있는데, 이 구절도 다른 리스너들이 손에 꼽는 구절 중 하나이다.
비록 로드는 파티와 남자친구와의 이별에서 오는 혼란스러움을 앨범에 담았지만, 이 앨범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불러 일으킨다. 나 또한 가끔씩 힘들 때 마다 이 앨범 수록곡을 들으며 내 마음을 다독인다. 멜로드라마는 로드의 사랑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극복이야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