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람들이 가장 기대했을 앨범 중 하나는 제작년 싱글 bad guy와 앨범 WHEN WE ARE FALL ASLEEP, WHERE DO WE GO?로 메가히트를 누린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의 신작 Happier Than Ever일 것이다.기대에 걸맞게, Happier Than Ever은 애플뮤직에서 가장 많은 프리 세이브 수를 기록했으며 빌보드 앨범차트 1위로 데뷔하였다.
제작년 음악 업계에서 엄청난 신드롬과 함께 데뷔한 빌리 아일리시(Biilie Eilish)는 그동안 한없이 언론들과 미디어에 끊임없이 비춰졌다. Happier Than Ever은 이때의 부담감과 전 연인과의 좋지 않았던 끝 등 빌리의 무대 뒤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정규 2집의 특징을 잡자면, '빌리만의' 음악적 스타일은 조금 포기하고 대중적인 색깔을 더해 앨범을 완성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팬들에게는 아쉬운 앨범일 수 있지만, 빌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거부감 없는 음악으로 청취할 수 있다.
Halley's Comet의 Lyric Video 중
핼리 혜성이 나보다 더 빨리 돌아오고 있어
HTE의 여덟번째 트랙인 Halley's Comet에선 사랑에 빠진 상황을 핼리 혜성에 비유하고 있다. 빌리답지 않은 서정적인 분위기가 피아노의 선율로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가사가 굉장히 아름다운데, 핼리가 핼리 혜성의 주기를 예측하고 정작 보지 못한, 그러나 시간에 맞춰 혜성이 돌아온 사건을 인간관계에 비유했다. 후반엔 변주와 흐리게 번진 보컬이 곡을 끝낸다.
Not My Responsibility Short Film 중
열 많이 받았어, 더이상 질 수 없어
HTE의 아홉~열번째 트랙 Not My Responsibility와 Overheated에서는 자신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언론과 대중들을 비판하고 있다. 빌리는 평소 헐렁한 옷을 입는 것으로 유명한데, 빌리가 몸매가 보이는 옷을 입고 Vogue 잡지를 촬영하자, 각종 SNS에서 크게 비난받았었다. 이를 의식했는지 Short Film에서는 옷을 계속 벗는 빌리의 모습을 담았으며 가사도 악플러들을 연상하는 내용이다. 이 두 트랙은 서로 이어지고, 곡 MR에 패닝효과를 넣어 왼쪽과 오른쪽 귀에 번갈아가며 들린다. 이는 빌리의 혼란스러운 심리를 표현하는 포인트이다.
Happier Than Ever MV 중
널 잊어서 어느 때보다 행복해
HTE의 타이틀곡 Happier Than Ever에선 전 연인을 향한 솔직한 감정을 말하고 있다. 다소 빌리에 대해 무관심했던 전 연인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을 건네듯이 노래한다. 후반에 빌리의 기존 발성방법과 다르게 진성으로 소리치듯이 노래하며 곡도 잔잔한 분위기에서 일렉기타가 추가된 시끄러운 록 음악으로 전환된다. 즉, 기존의 빌리 음악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이다.
전작처럼빌리의 오빠 FINNEAS가 곡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래서 그런지 전작처럼 섬세한 디테일이 곳곳에 보였다. Not My Responsibility의 패닝 효과, Halley's Comet의 흐릿한 효과, NDA에서의 보컬이 깨지는듯한 오토튠 등. 빌리의 보컬도 기존의 연한 발성에서 진성과 소리치는 목소리 등 다양한 시도가 보였다.
타이틀곡부터 빌리의 음악과는 많이 멀다고 느껴진다. 많은 팬들이 느꼈듯이 조금 더 평범한 방향으로 튼 모양이다. 한 인터뷰에서 밝히길, 자신이 또래 애들처럼 평범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빌리의 색깔을 잃었냐, 그건 아니다. 소개하지 못한 NDA, GOLDWING에서는 또 빌리스러운 분위기이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임팩트가 강한 곡은 없었다고 느껴졌다. bad guy나 bellyache같은 따로 들을 곡이라기보단 앨범 전체로 들을 곡이 많다는 점. 빌보드 싱글 차트엔 탑 텐안에 수록곡이 없으나 앨범차트는 1위라는 것이 그 결과이다. 단점이라고 하긴 뭐하나, 아쉽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