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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vieretmars Nov 06. 2021

부모가 된 뒤 맞이하는 두 번째 선택

“백신을 맞추실 건 가요?”

임신이 됐다는 걸 안 뒤, 내가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보통 임신 10주 차에서 14주 차 사이에 1차 기형아 검사라는 걸 하게 된다. 이때 다운 신드롬 같은 것들을 비롯해 태아의 전체 발달을 검사하게 된다. 임신 10주 차쯤 산부인과 의사가 물어봤다. “기형아 검사가 선택사항이고 필수가 아닙니다. 하실 겁니까?” 한국에 있으면 다들 하는 것 같아서 당연히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산부인과 의사가 물어봤다.

“만약 기형아로 판정이 난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기형아 검사를 한다고 했을 때까진,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이런 윤리적인 측면의 질문을 받아보니 머리가 복잡했다. 엄마의 시대에 나를 가졌을 땐, 이런 의학이 발달해서 선택사항이 없이 낳아야 했다. 지금은 과학이 발달해서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고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많아진 반면, 그 결과로 윤리적인 질문 그리고 결정에 대한 책임감이 따른다.


산부인과 의사한테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일단 기형아 검사할 수 있는 전문의를 소개받았다. 남편과 집으로 와서 열띤 토론을 했다. 남편과 나는 정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일단 아기 성장 발달을 자세히 보는 겸사 검사를 가기로 했다. 검사를 받고 결과를 받는 내내 불안했다. 다행히 건강하고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만약 알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정말 큰 책임이 따르는 구나를 처음 경험했다.


출산을 하고 아기가 태어났다. 생후 2개월부터 두 돌까지는 많은 예방 접종들이 기다리고 있다. 생후 2개월이 다 되어 갈 때쯤 의사는 매 예방 접종 항목의 Infoblatt (설명서)을 우리한테 건네었다. 의사와 우리는 이 백신들이 의미하는 것들이 뭔지 물어봤다. 예를 들어 로타 바이러스는 권장사항에 포함되어 있지만 로타 바이러스 주사를 맞고서 장 막힘 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견되어 차라리 맞추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로타 바이러스는 변을 통해 감염이 되기 때문에 감염 확률이 낮다고 하는 것이다.

“어떤 백신을 맞추실 건가요?”

의사와 장장 한 시간 정도 되는 얘기를 나누고 다음 예약까지 어떤 백신을 맞출지 결정해서 오라고 했다. 남편과 집에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우리는 한국과 프랑스에서 와서 신생아 유아의 예방 접종 리스트가 이거라고 하면 많은 생각 없이 수동적으로 따르는 편이었는 데, 의사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선택 접종을 결정해야 되는 순간에 맞이한 것이다. 많은 고민 끝에 로타 바이러스를 뺀 나머지 접종을 다 하기로 했다. 나중에 프랑스로 이사 갔을 때 백신은 필수이고 지원할 때 필요하다고 해서 프랑스 권고사항에 맞춰서 맞추기로 했다.


그다음은 무엇이 될까?


독일에서는 한국에서 하는 1 기형아 검사가 ersttrimester-screening 이라고 하고, 보통 태아의 신체적인 발달을 보는 동시 피검사도 진행하게 된다. 보통은 산부인과 의사 말고 전문의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진행해야 되며, 처음 검사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되는 것으로 공보험으로 커버가 되지 않는 다. 하지만 처음 검사를 기반으로 여러 차례 모니터링을 해야 된다고 하면, 산부인과의 처방전으로 차후 비용은 공보험에서 커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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