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nvieretmars Nov 04. 2021

3. zu Verscheken & Hofflohmark

그것은 독일인들이 지속가능한 삶을 사는 방법

zu Verscheken (무료나눔)

독일의 길거리를 걸어다니다 보면 집 대문 앞에 박스가 많이 보인다. 그리고 그 박스에는 “zu Verschenken” 이라고 적혀있다. 이 박스에는 자기 집에서 정리하다가 더이상 쓰지 않는 물건이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들을 주로 넣는다. 예를 들어 자기가 안 먹었던 식재료부터 잡지, 책, 데코, 주방용품 등 다양하다. 가끔은 쓸만한 가구까지 다양하게 가져다 놓는다. 보통 무료나눔할 것들을 자기가 사는 건물 앞에 놓고 며칠 있다가 사람들이 안 가져 가면 버린다.


하지만 무료나눔을 이용해 필요없는 가구를 버리는 사람도 있다. 뮌헨에서는 이 문제가 꽤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는 데, 적발시 100-200유로 벌금을 부과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거울 같은 것을 놓고 깨졌을 시 누가 부상을 당하면 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파트 이웃 중 한 가구도 매트리스를 밖에 내놨는 데, 아무도 가져가지 않고 버릴려고 내놓은 것이 분명했다. 다른 이웃이 이걸 보고 분노해서 경고장을 이곳 저곳 부쳐 놓은 며칠 뒤 버린 에피소드도 있다.


이렇게 오프라인으로 무료나눔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eBay 앱을 통해서 무료나눔을 하는 분들도 있다. 이곳에서는 서로 적합한 물건을 맞교환한다거나 무료나눔을 한다. 예를 들어 친구는 후라이팬을 무료로 주고 램프를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나도 무료나눔을 많이 하는 편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짐을 풀면서 사용하지 않는 것들, 잡지, 꽃병, 주방용품 그리고 옷까지 무료나눔을 한다. 거의 이틀이면 다 없어진다. 올해에는 무료나눔을 받아 보기로 했다. 아기가 생기고 나서는 이것저것 단기간 사용하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거나 아기가 사용할 지 안할지 모르는 것들이 많다. 가끔 퍼즐이나 책 이런게 밖에 나오면 가져 오게 된다.


Hofflohmarkt (플리마켓)

무료나눔 뿐만아니라 Hofflohmark 이라는 것도 있다. 일년에 두번씩 이웃들이 건물의 Hof (*독일에서는 거주 건물을 들어가면 이웃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있다. 거주 건물 이외에 속해 있는 공간, 이를 호프라고 한다.) 를 개방하거나 이런 공간이 없다면 본인이 거주하는 건물 앞에서 플리마켓을 하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물건을 많이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플리마켓이 끝나는 시간쯤에는 남은 물건들을 무료나눔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년부터 이사갈 걸 대비해서 짐을 정리하는 중이라, 올해도 어김없이 플리마켓에 참여했다. 우리 가족이 입지 않는 옷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물건들을 놓았는 데, 평균적으로 70% 이상은 팔리는 것 같다.


이런 독일의 “zu Verschenken” 문화는 오래되었지만 활발한 것은 최근 몇 년이라고 한다. 그리고 Hofflohmarkt 도 뮌헨에서 처음 접해보는 신기한 문화였다. 이런 문화는 독일인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노력, 그리고 친환경적인 삶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를 권장받고 패스트 패션으로 인해서 저렴한 가격에 옷을 사고 금방 버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새로운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이웃끼리 recycling 하면서 사는 독일의 문화는 정말 좋은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2. 독일에서 강아지와 자전거와 친해지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