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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 Jul 21. 2023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요흐에서 융프라우를 만나다.

유럽여행_17. 아홉째 날




'Top of Europe,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융프라우요흐에 드디어 발을 디뎠다. '요흐(Joch)'는 '봉우리 사이의 산마루'라는 뜻으로,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는 융프라우(4,158m)와 묀히(4,107m) 사이를 얘기한다.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묀히의 정상을 감상했다면 융프라우요흐 플라토(고원)전망대에서는 융프라우의 정상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수줍은 젊은 아가씨처럼 안개로 몸을 가리고,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하는데 오늘은 모습을 감추지 않고 민낯를 보여 주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융프라우를 볼 수 있다.'고 한다는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 아닐 수 없었다.




완전히 눈으로 뒤덮인 비탈을 올라가야 한다. 거리는 그렇게 길지 않아서 누구나 오를 수 있을듯 하다. 스위스 국기가 펄럭이면서 빨리 오라고 손짓을 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스위스 국기를 잡고 인증샷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융프라우 정상




융프라우 요흐




융프라우 요흐 스위스 국기 앞에서




줄이 너무 길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스위스 국기를 잡고 사진을 찍는 것은 포기하고, 멀리 배경으로 자유롭게 사진을 찍기로 했다. 모두 흥분한 마음으로 융프라우를 한 장면이라도 더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융프라우를 정성껏 사진으로 담고, 눈에 담고, 위대한 하나님의 창조 능력의 경이로움도 마음에 담아 휴게소로 향했다.




휴게소에서는 융프라우 VIP Pass를 구입할 때 받은 쿠폰으로 신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아침에 챙겨온 빵과 사과도 함께 먹으니 최고의 점심식사였다.




기념품 매장에서는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상품들이 있다고 한다. 스위스에서 가장 높은 우편함이 있고, 가장 높은 초콜릿 가게가 있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계전문점이 있다.





융프라우 요흐 에서 찍은 사진




플라토 라운지 입구




플라토 라운지



신라면 먹기_플라토 라운지




융프라우요흐 역에서 산악기차를 타고 먼저  클라이네 샤이텍 역까지 간 다음, 기차를 환승해서 라우터브루넨 역으로 내려가야 한다.




융프라우요흐 역에 들어서면 융프라우 산악열차를 구상한 아돌프 구에르 첼러의 부조가 있다.




아돌프 구에르 첼러의 부조




불굴의 의지라고밖에 설명하지 못할 이 융프라우철도의 개통은 19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술도 기계도 부족하던 시절, 불가능해 보였던 아돌프 구에르첼러의 꿈은 거의 맨손으로 이뤄졌다. 1896년에 시작해서16년의 공사 끝에 1912년, 융프라우 산악철도가 개통됐다. 기차와 철로가 톱니로 깍지를 끼며 천천히 올라간다.




융프라우 철도는 설원을 지나 융프라우봉과 함께 3대 영봉인 아이거봉(3,970m)과 묀히봉(4,107m)의 암반을 뚫고 해발 3,454m의 융프라우요흐까지 연결된다. 경사가 심한 이 철도는 토블러라는 톱니레일로 만들어졌다.




스위스인들이 융프라우 산악철도를 건설하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에 맞닥뜨려야 했다고 한다. 아돌프 구에르첼러는 엔지니어였는데 그의 구상과 설계로 공사가 시작됐지만 공사를 시작한지 3년 만에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게다가 혹한과 폭설, 강풍 등의 혹독한 기상조건과 공사비 조달 지연, 붕괴사고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갖은 고난 끝에 1912년 8월1일 스위스 독립기념일에 종착역인 융프라우요흐 역까지 개통하게 되었다.




융푸라우 철도




융프라우 기차 안에서




융프라우 기차표와 초콜렛





클라이네 샤이텍 역까지 내려가는 길에 기차 안에서 승무원이 검표를 하고, 초콜릿을 나눠주었다.




클라이네 샤이텍 역에 도착한 다음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정담도 나누고, 멋진 사진도 남겼다.




산골소녀로 자란 나에게는 산이라는 존재는 고향같다. 나의 많은 별명 중에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있다. 이제야 알프스에 올라 '알프스 소녀' 가 아니라 '알프스 아줌마가' 되었다.




클라이네 샤이텍 역



클라이네 샤이텍 역




클라이네 샤이텍 역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라우터브루넨 역으로 달려 갔다. 날씨가 맑은 덕분에  알프스의 산골마을의 풍경을 찬찬히 감상하며 갈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움이 묻어 나는 내 고향같은 산골마을 라우터브루넨에서 인터라켄 시내로 향했다.




융프라우 철도



라우터브루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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