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리 Jul 25. 2023

프랑스 콜마르에서 베니스를 느끼다.

유럽여행_20. 열번째 날1




여행자가 머무를 수는 없는 법이다. 베아텐베르크를 뒤로 하고, 다시 우리의 여정을 시작했다.




스위스에서 프랑스 콜마르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려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스위스 국경을 넘었다. 프랑스로 들어서니 스트라스부르와 콜마르로 가는 이정표가 보였다.  2시간 30분을 달린  끝에  콜마르에 도착했다. 콜마르는 프랑스의 북동부 알자스 지역의 도시로 독일과 지리적으로 문화적으로 근접해 있다. 역사적으로 독일과 프랑스 령이 반복되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패전국이 되면서 완전히 프랑스령이 되었다.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콜마르 가는 길




콜마르에 도착하니 모든 것이 쁘띠쁘띠했다.  '쁘띠'는 '작다'라는 뜻이다. 집도 작고, 도로도 작고, 신호등도 작고, 소형차도 작은 것이 많았다. 골목길도 좁았다. 간판과 가게들도 작았다.




콜마르는 쁘띠 브니즈(작은 베니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베니스(베네치아)를 닮았는데, 강변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거리 한가운데에는 로슈(Lauch) 강이 흐르고 있다.  로슈강에는 곳곳에 작은 다리들이 놓여 있다. 강변거리는 강을 따라 늘어서 있는 16세기에 건축된 화려한 반목조 알자스 전통 가옥들을 관람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에 구멍을 파고 연결하여 건축했다고 한다.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원색을 사용한 나무로 지어진 중세적 스타일의 집들, 파스텔색 벽, 화분이 가득한 창들, 예쁜 간판들로 꾸며진 거리의 모습, 그 사이를 흐르는 운하 덕분에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느끼게 한다. 베니스는 가보지 못하더라도 콜마르에서 낭만의 도시 베니스를 느꼈다.




알자스 지방은 포도주 산지로 유명하다. 오래전부터 이곳은 포도주가 유명했으며 콜마르는 포도주를 거래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한다. 로슈강이 작은 운하로 만들어져 오래전부터 운송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지나는 길에 박물관이 있었는데 포도나무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콜마르는 또한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의 무대가 된 지역이라고 한다. <마지막 수업>은 프랑스의 입장에서 모국어를 빼앗기는 슬픔과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내 프랑스 국민들의 애국심을 불러일으킨 명작이다. 일제 침략기에 모국어를 잃고 일본어로 수업해야 해던 우리나라 역사와 닮아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가는 작품으로 지금도 마음 한편이 아려온다. 선생님이 "프랑스 만세"라고 칠판에 쓰고 프랑스어로 하는 마지막 수업을 끝내는 장면은 잊을 수 없다. 속으로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쳐 본다.




강변거리에서는 보트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었다. 보트에 한국 관광객 두 명이 타고 있어서 한국어로 인사하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프랑스 콜마르 박물관_포도나무 전시 포스트




콜마르 강변거리의 이정표




콜마르 로슈강




콜마르 로슈강 앞에서




콜마르 강변거리




좁은 골목에 길게 늘어서 있는 상점들은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한 가게 앞에서 멋진 청년이 쟁반을 들고 서서 조그마한 엿조각을 나눠주었다.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시식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시식을 했는데 구매해 줘야 하지 않겠냐면서 한 분이 둥근 엿을 사서 부부당 한 조각씩 나누어 주었다. 견과류가 많이 들어 있어서 고소하면서도 부드럽고 달콤했다. 그런데 가격이 상당히 비샀다.




콜마르 거리를 구경하고 쿠베르재래시장으로 가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곳 저곳을 둘러 보고 식당가로 가서 메뉴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부부끼리 앉았다가 메뉴별로 흩어 모였다.




베트남 쌀국수를 먹을 사람들이 모였다. 나는 고수가 첨가되는 메뉴를 선택했고, 한 분은 고수가 없는 쌀국수, 다른 한 분은 쇠고기 볶음 쌀국수를 주문했다. 그런데 국수 면발이 조각조각 잘려져 있었다. 젓가락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퍼서 먹어야 겠다고 하면서 먹었는데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프랑스 동부 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에비앙 마을에서 빙하가 녹아 생성되는 호숫물로 만들었다는 비싼 프랑스 에비앙 생수도 주문해서 먹어 보았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사 먹어 본적이 없었는데 본거지인 프랑스에서 먹어보게 되었다. 에비앙 생수는 '볼빅', 탄산수 '페리에'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유명 식수이기도 하다. 에비앙 상표 이름이 분홍색인 것은 주 고객층이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콜마르 쿠베르재래시장




에비앙과 베트남 쌀국수 메뉴판_쿠베르재래시장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고  차가 다니지 않는 작은 상인의 거리로 가기로 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실제 배경이 된   "메종 피스테르" 건물이 있는 곳이다.  메종 피스테르라는 이름의 이 건물은 뾰족하게 솟은 초록 지붕이 포인트다.  "메종 피스테르"는 1841년부터 1892년까지 이곳에서 살았던 가족의 이름이라고 한다. 1547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부유한 상인의 집으로 콜마르의 상징적인 장소이자 역사적인 기념물이다. 16세기 콜마르의 역사와 건축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축물로 8각형의 첨탑, 작고 독특한 초록지붕, 돌출된 테라스 인출창, 벽면 가득한 채색벽화들이 아름답다.




500년이 넘은 이 건물의 1층에는 와인 가게가 있어서 알자스 와인을 구경할 수 있는데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평일에는 오후6시까지 영업을 한다고 한다.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울이 첨탑 꼭대기를 밟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에서 이 건물과 똑 닮은 배경이 등장한다고 한다.





차가 다니지 않는 작은 상인의 거리




콜마르 "메종 피스테르" 건물 앞에서




콜마르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조각한 바르톨디가 태어난 곳이다. 바르톨디 박물관으로 향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