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소중한 기관지를 한번. 헤집기에 이를 텐데도
숨.
숨은 생명반응이자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일환이다.
아주 핵심적이기에 기초적인 기능.
그래서인지 우리의 몸은 의식하지 않아도 알아서 숨을 뱉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게 될 때는 언제였을까?
보통은 주위 환경이 평소보다 쾌적하다 느낄 때나 반대로 답답하면 호흡을 의식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엔 왠지 모르겠지만 후자의 경우에서 더 깊게 호흡을 하는 편이다.
답답함. 고립감. 소외감. 허무함. 그런 것들이 내 호흡을 의식적으로 도왔다.
내 숨을 가로막는 유불리함이 가져다주는 다양한 스트레스. 부조리하게 다가온 현실 덕분에
새삼스럽게도 올바른 호흡을 실행하게 되었다.
조금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반도 안 되는 호흡으로 잘도 살아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공기. 내 몸을 경유해 어딘가로 흘러가 또 누군가에게 머무르려나?
어디서 온 건지 모를 공기가 이미 내 일부라는 유쾌감과 거북함이 내 주변을 또 한 번 선명하게 바꿔주었다.
바람에 태워져 실려온 것들은 매일매일 다르지만 나는 그것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어디에 닿았을지도 모르고 어디에 존재했었는지도 모르는데 이미 내 일부가 돼버렸다니.
그 사실은 섬뜩하면서도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공기도 인연도 이런 면에선 참 비슷하다. 두 가지 대상이 가지는 존재감은 상이하는데도 결국은 둘 다 무의식의 일부가 된다.
바람도 사람도 좀 더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어주는 오늘의 생각을 언제까지나 간직하고 싶다.
그래서 글을 써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