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의 한계를 느끼다.
초원를 달리는 오프로드 여행을 하면서, 그동안 믿고 있던 체력에 한계를 느꼈다. 60이란 숫자를 넘긴 지금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예전의 힘과 끈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울퉁불퉁한 초원을 흔들리며 달릴 때, 그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차 안에서 손잡이를 붙잡고 있던 두 손에는 근육통이 밀려왔고, 흔들림에 몸을 맡길수록 나이가 주는 현실이 뼈저리게 다가왔다.
함께한 영우씨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시큰둥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오프로드의 진짜 맛을 체험하자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자동차가 요동칠 때마다 박자라도 맞추는 듯 흔들림에 몸을 싣더니, 어느 순간에는 그 진동마저 이겨내지 못했는지, 아니면 초월했는지, 잠이 들어버렸다. 피곤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덕종씨는 또 달랐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아까운 듯, 끊임없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그 순간들을 기록했다. 두 사람 모두 50대라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마치 나를 의식하는 듯 묵묵히 여정을 이끌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한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여행을 많이 해라.’ 그 말의 무게를 이번 여행에서 실감하게 되었다. 60대를 넘는 것과 70대를 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지금도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는데, 70대가 되면 더 큰 제약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이번 여행은 단순한 즐거움의 경험을 넘어, 나이 듦과 남은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음을.
체력은 삶을 이어가는 필수 조건
사실 몽골의 오프로드 여행은 결코 쉽지 않았다. 흔들림 속에서 몸은 지치고 정신은 흐트러졌다. 하지만 동시에, 그 고단함 속에서 오히려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편함을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펼쳐지는 대자연의 장엄함이 있었고, 그 순간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었다. 체력이 버티지 못했다면 결코 볼 수 없었을 풍경이기에, 그 소중함이 더욱 크게 다가왔음이다.
돌아오는 길, 앞으로 아파트 헬스장에서라도 꾸준히 근력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체력이란 단순히 근육의 힘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도, 도전도, 새로운 경험도 모두 체력이 받쳐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사실은 더 뚜렷해졌다.
몽골의 초원 위를 달리며 느낀 피로는 분명 힘든 경험이었지만, 앞으로 살아갈 지혜를 선물해 주기도 한다. 젊음은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나이가 들어도 준비하고 노력하면 여전히 즐길 수 있는 길이 있다. 이번 오프로드 여행은 그 사실을 몸으로 깨닫게 해준, 고마운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후기;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아파트 헬스장에 러닝머신을 탔다. 턱선으로 떨어지는 땀 한 방울의 쾌감을 맛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