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다는 것

by 마라곤

2002. 3. 28 깨어 있다는 것의 의미


사람은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말을 흔히 듣곤 한다.

복잡하고 정신없는 세상에 살면서 남을 속이지 말아야 하거니와 남에게 속고 살아서도 안되기에 늘 정신 차리고 경계하고 살다 보면 그것도 잘 사는 일인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때로는 음악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낭만에 취하면서 인간적인 정서를 함께 하는 벗들이 있기에 인생은 참 좋은 것이면서도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곤 한다. 그저 아무렇게나 남 괴롭히지 않고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사람도 사랑하고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그래서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은 늘 부담스럽다.

술에 취하면서도 흐트러진 모습 보이기 싫고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신경 쓰는 삶이 힘들다.

그래도 그 정도는 다 인정하리라. 약간 바보 같고 실없고 아무 생각이 없어 보여도 어떠랴.


하지만 우리가 늘 깨어야 하는 것은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한 생각이리라. 남을 속이지는 않더라도 잘못된 생각으로 위장하거나 강변하고 있지는 않은지, 잘못된 생각으로 남을 판단하거나 진실을 왜곡하고 있지나 않은지. 그래서 혼자만의 아집으로 사물에 대한 판단이 흐려 늘 깨어있지 못하거나, 중요한 문제를 놓치거나 왜곡된 시각으로 오도한다면 어떨까? 특히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알게 모르게 미치게 되는 우리들 교사라면 늘 깨어있다는 것은 부담으로 남는 문제가 아니라 늘 함께 할 동반자가 아닐까.


결국 나는 늘 깨어있어야 함을 인정하는 셈이 되었다. 깨어있는 것의 의미는 뭘까?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어떤 사람과 이야기했을 때 느껴오는 그 사람의 사고의 깊이에서 깨어있음을 느낀다. 나와 다른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가는 사람에게 또한 나는 깨어있음을 느낀다. 이런 결과적인 깨어있음이 아니라도 늘 깨어 있으려고 애쓰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에서 우리는 깨어있음의 필요성을 느낀다.

깨어있는 사람에게 느끼는 그 인생의 깊이와 감동을 맛보고 싶다.

깨어있는 사람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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