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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작은 것에 행복 부여하기

by 강철파파

추운 겨울, 어느 한 카페.

찻잔을 내려두며 그가 얘기했다.


'죽어야 끝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

'그치만 울면 지는거지 뭐..'


좋지 않은 선택까지 시도하고자 했지만 다행히 실패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그 깊은 눈빛.


부단한 노력으로 우울과 이별했다지만,

겉으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울컥함이 느껴졌다.


사범으로 불리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재미있게 굴러만 다닐거라 여겼던 매트는 '직업'이라는 타이틀이 걸리면서 지옥불로 다가왔을 터.


다양한 사람들과 대련하며 얻는 노하우,

다양한 사람들을 수업하며 얻은 경험들,

다양한 사람들과 경쟁하여 얻은 성취감.


모든 순간이 치열했기에 더 빛나는 지금도

마음 속 깊게 자리잡은 우울이 가끔 올라온다고 한다.


와이프가 생각났다.


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단순히 옆에서 토닥이고, 이야기를 듣는 것만이 다일까.


애석하게도 그는 그게 옆사람의 최선이라 했었다.


본인이 해야 할 일은 '작은 것부터 행복의 의미를 부여하기'라고 첨언했다.


그것이었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일.

아이의 웃음을 다시 떠올려보는 일.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함께 감사하는 연습.


고마운 친구 덕분에 배우자의 역할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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