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서 만난 가족들
우리가 이곳에 와서 빠르게 적응하고 잘 지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람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실로 큰 축복이다.
아이를 통해 만나게 된 가족도 있고, 친구가 소개해 준 가족도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같이 온 가족까지.
다들 참 좋은 사람들이다. 함께 어울리면 즐겁고, 배울 점도 많다.
셋이 같이 가면, 한 명은 스승이라고 했던가.
나는 이곳에서 언니도 생기고, 동생도 생겼다.
남편에게도 좋아하는 동생이 둘이나 생겼다.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 있을까.
엄마는 나에게 어릴 때부터 자주 말씀하셨다.
'너는 인복이 참 많아.'라고...
말의 힘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낀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도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쓴다.
그리고 내 딸도 그런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말해준다.
'아이야, 너는 참 인복이 많단다!'
2박 3일 덴마크살이 마무리 여행을 하며, 오덴세에 들렀다.
딸 친구네 가족이 올보르에 두 달 반 있다가 오덴세로 이사를 갔는데 우리는 계속 연락을 하고 지냈다.
3시간 거리에 살면서도, 서로의 집을 오가며 한 달에 한 번은 만났다.
맥주 캔과 와인 병이 쌓여갈수록, 우리의 시간도 깊어갔다.
밤 깊도록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쌓은 우정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외국 생활에서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되었다.
한 살 차이지만 언니는 언니였다.
나랑 많이 달라 더 끌리는 것일까.
언니에게 배운 삶의 지혜가 나를 조금은 변화시켰다.
그리고 자주 못 보더라도 우리는 이 우정을 계속 이어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디지털 세상이 우리의 물리적 거리를 멀다고 느끼지 않게 도울 것이다.
덴마크 살이가 나에게 남겨준 것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