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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꼽슬이 Jan 20. 2023

이번 겨울방학은 시골에서 살아보기

아이와 안성에서 한 달 살이

나의 직장이 있는 도시, 안성은 도농복합도시이다. 면적으로는 농촌이 차지하는 부분이 훨씬 넓고, 아직도 시내에 5일장이 서는 곳이다. 10년째 이곳으로 출퇴근하다 보니 이제는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진다. 직접 키운 오이며 사과, 감, 대추 등등 이것저것 가져다주시는 분들 덕분에 진료실에서도 아직은 시골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다. 애 키우며 멀리서 다니느라 고생 많다고 반찬을 해다 가져다주시는 친정엄마 같은 분도 계시다.


그런 시골 마을에 빈집이 생겼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아이가 그토록 원했지만, 경제적인 이유에 더해 여러 가지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주택에서 살아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게다가 2층집이라니!! 아는 분을 통해  겨울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들어가 살 수 있는지 여쭤보았다. 처음에는 어려울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와서 약간의 실망을 하고, 며칠 동안 고민을 했다.

그런데, 추운 겨울 동안 집을 비워놓기보다는 세를 놓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셨는지 다시 긍정적인 답이 돌아왔다. 빈 집이 생긴 마을은, 들꽃 피는 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으로,  마음 맞는 10 가정이 공동으로 땅을 사고, 각자 개성을 살려 집을 지어가며 만든 마을이다. 런 곳에서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물론 꽃피는 춘삼월에 살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 집에는 난로가 있었다. 집 안에서 불멍이 가능하다. 바로 옆에는 금광호수가 있다.

남편은 흔쾌히 동의해 주지는 않았지만, 긴 긴 겨울방학에 맞벌이 엄마, 아빠의 부재를 하루 종일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서 견뎌야 할 아이의 마음을 느꼈는지 허락해 주었다. 그리고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안성에 내려오기로 했다. 이곳에서 지내면 직장에서 15분 거리라 점심시간에 잠시 아이를 들여다보는 것도 가능하고, 점심때 데리고 나와 도서관에 데려다주고, 책도 보고 하고 싶은 것 하게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이번 주 월요일부터 나와 아이의 안성살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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