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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국 Jun 08. 2024

음악의 메커니즘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

당신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저번에 길을 가다 핸드폰에 한 알림이 와서 그냥 무심하게 확인해 보았다. 핸드폰에 와 있던 알림은 내가 쓰는 음악 어플인 ‘Youtube Music’의 알림이었다. 알림의 내용은 12월~2월에 내가 들은 노래, 가장 많이 들은 노래, 장르와 같은 것들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무심하게 확인하던 중, 나의 음악 스트리밍 시간을 보고 솔직히 조금 놀랐다. 

    

12월~2월이면 90일을 약간 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나의 스트리밍 시간은 17,801분이었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거의 300시간, 약 12일의 시간 동안 음악을 스트리밍 하는 데 쓴 것이다.     

사실 음악을 들을 때에는 ‘음악을 듣는 행위’ 하나만을 독립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보통 공부할 때, 어딘가로 이동할 때, 운전할 때 등등 어떤 다른 행동과 같이 음악을 듣는다. 

    

그래도 90일 중 12일의 시간을 음악과 같이 보냈다는 것은 너무 많은 수치가 아닐까? 당신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아무튼, 음악은 우리 삶의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다. 사실, 없는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이다.

     

아마 당신도 가지고 있을 만한 한 가지 경험이 있다.

     

언젠가 친구와 노래방을 갔었다. 그때 친구가 어떤 노래를 하나 부르자고 해서 제목을 들어보았는데 모르는 노래였다.  

   

“나 그거 몰라.”

“이걸 몰라?”     


거의 경멸하듯이 나를 쳐다본 친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네가 이 노래 모르면 내가 손목 자른다.”

“...??”     


그렇게 예약한 노래를 시작했고, 전주를 듣자마자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아, 이게 이 노래야?”     


그리고 같이 끝까지 불렀다. 제목은 몰랐지만 노래의 음정과 가사를 몸이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신도 이런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     


우리는 길을 돌아다닐 때, 카페에서 앉아있을 때, PC방을 갈 때 등등 굳이 나의 의지로 노래를 듣지 않아도 거의 필수적으로 여러 노래를 접하게 된다.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자극을 받아들인 뇌는 저장공간에 그것을 저장한다. 이렇게 우리는 노래, 음악과 정말 가까운 곳에 산다. 그래서 주변에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게 아닐까?   

  

사람은 시각, 촉각, 후각, 미각, 청각의 다섯 가지 오감을 가지고 있다. 만약 우리의 오감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극도의 매너리즘에 빠져 미쳐버리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의 오감을, 삶을 다채롭게 하는 음악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음악뿐만 아니라 맛있는 음식, 재밌는 영화와 같은 것들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또한, 음악은 우리의 삶을 다채롭게 할 뿐만 아니라 기억 저편에 숨어 있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나는 ‘씨엔블루(CNBLUE)’의 노래인 ‘Love Girl’을 들으면 예전 ‘버블파이터’를 하던 초등학생 시절의 내가 정말 강하게 생각이 난다. ‘헤이즈’의 ‘저 별’을 들으면 ‘메이플스토리’를 하던 고등학생 시절의 내가 손에 잡힐 듯 떠오른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다면, 역으로 노래를 들었을 때 내가 그 행동을 하던 기억이 재생되는 것이다. 당신도 이런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무튼,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으면 음악만큼 우리와 가까우면서 이상한 것이 없다.    

 

음악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러니까 우리가 ‘음악’이라고 정의할 만한 것 말이다.     


‘아르놀트 하우저’의 저서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에 따르면 음악은 예술의 한 부문이기에 사회와 문화의 시대적 구분이 음악에도 적용된다는 언급이 있다.     


따라서 ‘음악’은 어떤 시간대를 살던 사람들의 생각, 문화, 정수, 영혼이 들어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음악을 듣고 신나고, 슬퍼하며 기쁜 감정을 느끼는 것과 같이 감정이 움직이는 이유는 지금의 음악이 우리의 생각이나 문화 등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음악은 우리가 느끼는 세상을 이루고 있는 구성 요소이다.     


그리고 그 크기는 과거보다 훨씬 크고, 앞으로도 계속 커져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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