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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국 Sep 26. 2024

꼬리표

우리는 살면서 무수한 꼬리표들과 마주한다. 꼬리표라는 단어의 어감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나도, 당신도 각자에게 붙는 꼬리표는 매우 많다.

     

내 생각에 꼬리표란, 어떤 대상을 설명하는 단어나 문장, 혹은 어떤 방법들을 통칭하는 것 같다.

     

르네 데카르트는 날아다니는 파리를 바라보면서 ‘저 파리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고 생각하다가 ‘데카르트 좌표계’를 고안해냈다. 데카르트 좌표계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2차원, 3차원 좌표계를 말한다. x축, y축, z축을 사용하는 좌표계 말이다.

     

데카르트 좌표계는 어떤 대상의 위치를 기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대상에 대한 꼬리표가 아닐까? 좌표계는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의 위치, 나의 위치, 당신이 갖고 있는 물건에 대한 위치 등등 모든 위치를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데카르트가 고안한 좌표계는 어떤 대상의 위치을 표현할 수 있는 매우 범용적인 방법일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꼬리표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

     

정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모두가 확실히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주민등록번호’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주민등록번호는 어떤 법칙에 따라 만들어진다. 생년월일, 성별, 태어난 곳과 같은 정보들을 나열한 13자리 숫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도 꼬리표는 존재한다. ‘주소’라는 이름의 꼬리표는 지인이 집을 찾아올 때, 택배나 배달을 시킬 때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렇듯 어떤 대상을 설명하는 방법인 꼬리표는 셀 수 없이 많은 것 같다.

      

또한, 꼬리표는 우리가 보낸 시간이 길수록, 겪은 이야기가 많을수록 증가한다.

     

내가 처음 이 세상에 나왔을 때, 나에게 주어진 꼬리표는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것이다.

      

부여된 주민등록번호, 가족관계 등 세려고 하면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가 졸업한 학교들, 가지고 있는 기억, 친구들, 지나쳐갔던 인연들, 전화번호, 전공 등등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것들은 너무나도 많다. 

    

이런 꼬리표들은 ‘나’라는 사람을 이루는 구성 요소가 아닐까?

     

그렇다면, 더 나아가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꼬리표들은 결국 우리가 존재하는 우주를 이루는 조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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