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서산동은 골목으로 들어가, 바다가 보이는 마당으로 나오는, 산비탈에 들어선 오래된 동네다.
고단하고 팍팍한 삶들이 긴 세월 서로의 담벼락이 되어 지탱해 온 곳.
언제부턴가 이곳에 몇몇 예술가들이 모이고, 시화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몇 해 전, 수도권에 살던 지인도 그곳에 가 정착을 '시도'했다.(어쩌면 여전히)
그는 '시'를 쓴다.
목포에서 쓴 시들은 고기를 담는 ‘어상자’에 들어가 작은 시갤러리 「각자의 사연」에 걸렸다.
'어(魚)상자'에 채워진 '詩'
그의 ‘시’는 자신과 세상의 가시에 찔리는 것도 모자라, 고기를 담는 거친 나무틀 안으로 들어갔다.
시인을 보기 위해 목포에 내려갔던 날.
이전에도 그랬듯 익숙한 소주로 밤을 샜고,
목포항의 아침을 이렇다 할 대화 없이 걷다,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고,
다시 한 잔 나눌 날 기약하지 않고 돌아왔다.
둘 사이를 건너다닌 말들이 각자의 상자에 들어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문득, 어상자 속 시들은 시들지 않았는지, 시인은 새로운 어상자를 계속 필요로 하는지, ‘각자의 사연’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