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뭐든 겪어보고 경험해야 제대로 배우는 거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모두가 꿈꾸지 않을까?
이런저런 거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반려견이나 키우며 사는 젊은이들이 이해도 간다. 엄마라는 자리는 생각보다 고되고 힘든 일이다. 부정하진 못하겠다.
하지만 10년의 육아를 돌아보니, 아이들이 자란 만큼 내가 훌쩍 자라고 성장했음을 느낀다. 내가 아이들을 키운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내가 어른 사람이 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인간의 발달과업으로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자리가 바로 엄마의 자리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엄마가 되고 사람이 된다는 말에 백번 공감한다. 남자도 힘들게 군 복무 생활을 마치고 어깨에 곰 백 마리를 얹은 것처럼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무거움을 느끼는 아빠의 자리를 지키며, 남자 아빠들도 책임감의 무게를 견디고 이겨내며 성장한다. 우리 남편처럼 말이다..
그러니 엄마 아빠의 자리를 회피하지 말고 그 자리를 지키고 그 자리에서 최선의 다해 부모의 자리에서 더 나은 어른 사람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맛보길, 젊은이들에게, 우리 자녀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다.
어쨌든 힘든 자리다.
많은 노력과 인내와 희생이 필요 한자리다. 아이들이 어릴 땐, 그저 육체적인 피로가 있었을 뿐이다. 본격적인 게임은 아이들이 사춘기에 들어가면서이지 않을까? 아이들이 초등학생만 되어도 친구 문제, 교육적인 문제로 인해서 육체적인 피로는 정신적인 피로로 옮겨간다. 반대로 몸은 좀 수월해지만 정신적으로 또 힘든 시기가 온다는 것이다. 내 말에 복종하고 나를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들의 사춘기를 왜 부모들은 그렇게 힘들어하는 걸까? 나도 아직 겪어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 같아서는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두 눈 딱 감고 모른 척하고 잘 버텨낼 수 있을 것 같다. 응원하고 한발 물러서서 "네가 지금 잘 크고 있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육아서에서 그렇게 가르치고 있으니까.. 육아책을 통해서 배웠고 사춘기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많이 알려주고 있으니까...
하지만 내 앞에서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리는 아이, 굳게 닫힌 아이의 방문 앞에서 난 평정심을 찾을 수 있을까... 내 사랑스러운 아이가 왜 저렇게 되었지? 방 안에서 뭐 하고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가슴 아파하고 있을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육아책을 많이 보았지만 늘 현실과 이론은 철저하게 분리되었다. 육아책을 많이 본 나는 정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실수를 했는지 모른다. 물론 도움도 많이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더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가득한 이론이 실제상황을 만나면 하얗게 증발해버리는 게 문제이다. 내가 이상한 걸까... 실수를 하고 나서야, 책에서 말한 이론이 기억이 난다. 이미 감정적으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나서야 육아책의 다양한 이론과 조언이 기억이 난다. 잠든 아이의 머리를 어루만지고 나와서 조용한 고요함이 가득한 밤에, 혼자 거실에 나와서 읽는 육아책을 통해서 뒤늦게 깨닫는다. 나의 실수들을...
이런 과정이 얼마나 많이 반복되었는지 모른다. 이제야 깨닫는다. 사람은 아무리 책으로 배우고 깨달아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하면 절대 깨닫고 알았다고 할 수 없다. 본인이 직접 느끼고 부딪히고 넘어지며 문제와 직면할 때 비로소 느끼고 깨달을 수 있으며,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다짐하며 변화한다. 내가 걸어온 10년의 엄마의 길은 그런 시간의 반복이었다.
아무리 좋은 얘기를 들어도, 훌륭한 육아책을 읽어도 내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이야기는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허상일 뿐이다. 직접 경험해봐야 그 좋은 이야기와 훌륭한 육아 멘토의 조언이 내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많이 읽어보긴 해야 한다. 아는 게 있어야 내가 실수했을 때 무엇을 실수했는지 인지는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육아서와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어보길 추천은 한다. 하지만 너무 의지는 하지 말자. 배신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저 겪어보고 경험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알아가는 과정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해도 어쩔 수 없다. 사람이라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하는지 부끄럽기 짝이 없는 엄마다.
읽을 거면 제대로 읽자.
감정을 소비하는 순간의 감정의 배설로 끝나는 독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느낀 것을 깨닫고 다짐하고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마인드맵을 그려보며 내 안에 육아지식으로 축적하는 방법도 좋겠다.
그렇게 했는데도 우리는 실패할지도 모른다.
인간이란 원래 나약한 존재라서 굳게 다짐해도 쉽게 무너지고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괜찮다.
난 내 실수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고 실전에 부딪히고 경험이 쌓여가며 진정한 내공이 쌓이고 있다. 난 어제보다 더 성장하고 있다. 이거면 됐다.
책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죠.
뭔가 달라질 것만 같은 기대도 듭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대로입니다.
바뀌는 것은 감정뿐이에요.
불안하고 힘든 현실 속에서 책을 읽고 뭔가 느끼다 보니 성장한 기분이 들지만 그건 자기 위안일 뿐, 변한 것은 없습니다. 감정의 배설에서 끝나는 독서로는 건질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지성의 칼비테 교육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