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에서 나오는 나의 생각
글을 잘 쓴다는 건 어떤 것일까?
몰입력과 흡입력이 있는 글이 잘 쓰는 글일 것이다. 가속력이 붙어 죽죽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글도 잘 쓰는 글일 것이다.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것도 잘 쓰는 글일 것이다.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글을 잘 쓰는데도 빛을 보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글을 써 내려가는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혹은 아무 생각 없이 써왔던 글들을 통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인생역전의 사람들도 주변에 너무 많은 것 같다. 요즘은 작가가 되는 통로도 다양하고 더 넓어졌다. 브런치가 대표적일 것이고, 유튜브를 통해서 입으로 전달하는 유튜버들이 자신들의 영상을 책으로 만드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전에는 말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다.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할 말을 다 입으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평하신 하나님께서 '그럼 너 손으로 로라도 네가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해보렴' 이런 뜻으로 글을 잘 쓸 수 있는 재능을 주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표적으로 내가 그랬다.
나는 말을 잘하지 못하고 여전히 말을 잘하지 못한다. 목소리가 크고 조리 있게 잘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글을 쓰는 일이 무척 어렵다고 했다. 그들은 글을 쓰느니 차라리 말로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반대였다. 말보다 글이 편했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다 하지 못한 말을 글로 쓰고 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을 보면 말을 잘하는 사람이 글까지 잘 쓰는 것 같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신이 해 놓은 말들을 글로 변환시킬 수 있기 때문인 것도 같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영상으로 편하게 남길 수 있고, 내가 했던 말을 담은 영상을 보면서 편집하듯이 글로 남기면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게 되는 것이다.
말을 잘하지 못했던 나도, 글을 자꾸 쓰면서 조금씩 목소리에 힘도 생기고, 조금씩 내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할 수 있기 시작했다. 글을 쓰면서 정리된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가끔 뭔가 말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혼자 연습해보기도 한다. 그러면 한결 수월하게 나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말로 정리한 표현을 글로 쓰는 방식도 유용한 팁이다.
무엇보다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봐야 한다. 이건 누구나 다 아는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책을 많이 본 만큼 다양한 어휘력을 갖출 수 있고, 좋아하는 작가들이 쓴 책을 필사하며 그 작가들의 문체와 스타일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요즘은 글을 쓰는 일이 아주 중요해졌다. 글로 나를 표현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이들 책 중에 유명한 책이 있다.
[책 먹는 여우]에서는 책을 너무 좋아하는 여우가 책을 다 읽고 나서 책에 소금과 후추를 쳐서 맛있게 다 먹어치워 버린다. 그렇게 여우는 배를 불린다. 가난해져서 더 이상 책을 사거나 구할 수 없게 된 여우는 서점에 가서 도둑으로 변장해 책을 훔치게 되고 맛있게 먹고 있을 때쯤 경찰에게 체포된다. 감옥에 갇혀 더 이상 책을 먹을 수 없게 된 여우는 교도관에게 종이를 달라고 해서 직접 책을 쓰기 시작하고 자신이 쓴 책이 가장 맛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일은, 책을 쓰는 여우의 손에서 무궁무진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넘쳐나게 되고, 여우의 손에서 술술 써지는 스토리를 관심 있게 지켜본 교도관이 그것을 엮어서 출판사에 내게 되고 여우는 모든 사람이 열광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재미있게 다가간 스토리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책을 다 읽고 나서 소금과 후추를 쳐서 맛있게 다 먹어치웠던 여우의 모습은, 책을 읽고 또 읽고 하는 정독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다 먹어치울 만큼 그 책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내 것으로 만들려면 정독밖에는 없는 것이다. 읽고 또 읽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다양한 책을 여로권 읽는 것보다 좋은 책 한 권 반복해서 읽는 것이 더 좋다고 했다. 그렇게 했을 때에, 여우처럼 나도 모르게 손 끝에서 좋은 글이 술술술 나오는 것이리라....
여전히 책이 답이다.
아이들 교육적인 부분에서도 책이 답이다. 책을 많이 본 아이들이 공부도 잘할 수밖에 없다는 뻔한 말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책을 많이 보고, 책을 통해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문체와 생각과 지식을 얻고 그것이 내 것이 되도록 확장시킬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통로인 것이다. 책을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다 보면 어느샌가 우리도 여우처럼 손 끝에서 기발하고 독창적인 나만의 글이 술술술 써지게 될 것이다.
#글쓰기 #글쓰기연습 #글잘쓰는방법 #독서 #책 #책먹는여우 #자기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