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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Jun 04. 2022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

#엄마가만난하나님이야기4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너무  몰라서, 알고 있지만 이론과 현실은  분리되어  실행되지 못해서  아이에게 저지른 실수와 잘못이 어찌나 많고 큰지 모릅니다. 하지만 엄마초보가  아이에게 주는 상처와 미안함은 저에게만 있는  아닌가봅니다. 주변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이런 결론을 내리지요. ' 아이는 초보엄마의 가장  희생양' 이라구요.  아이를 키우면서 넘어지고 일어서고 다시 용기내어 한발  나아가며 육아를 직접 경험하고 부딪혔던 모든 시간과 경험과 감정소비까지 실랄하게 겪어내고 쏟아내고 나면 둘째는 그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양육할  있습니다. 셋째는 말할 것도 없지요. 그런 둘째가 첫째에 비해  무던하게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자라나는  엄마가 컨트롤할  없는 부분입니다. 모든 관심과 사랑을  받고 (때로는 너무 지나치게) 자란  아이와 그런  아이를 양육하면서 깨닫게  시행착오로 인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키우게 되는 둘째아이는 그에 비해 엄마의 과도한 사랑과 관심은 자연스럽게  받게 되지요.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요령과 노하우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첫사랑에 모든 열정과 감정을 쏟아냈던 것처럼 모든 엄마의  사랑인  아이에게 엄마로써 느끼는 모든 아련한 감정과 애틋한 사랑과 감격과 기쁨을 쏟아냈기에 그만한 감정과 사랑을 둘째아이에게 쏟아내기엔 한계가 있는 듯도 싶습니다. 그리고 한 걸음 물러선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란 둘째아이는 큰 아이에 비해 훨씬 모던한 성격과 큰 아이가 가질 수 없는 장점을 지니고 자라납니다.





저 또한 과도한 사랑과 관심이 최고의 사랑이요 엄마가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큰 아이를 어찌나 끔찍이 아꼈는지요. 너무 아껴서 그 관심과 사랑은 어릴 때부터 잔소리 아닌 잔소리로 이어졌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는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만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착하고 바른 아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도하고 코치한다는 것이 본의 아니게 늘 아이 편보다는 다른 사람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며 배려를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땐 이게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어요. 그렇게 가르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아이 마음엔 상처가 차곡차곡 쌓이게 됩니다.




세상에서 유일한 내 편인 엄마가 자기 편은 들어주지 않고 다른 사람 입장만 생각하고 배려를 강조하고 있으니 얼마나 아이가 속이 상하고 억울했을까요... 저의 육아의 미숙함으로 인해 큰 상처를 주게 되었던 사건의 발단이였습니다. 그렇게 엄마에게 불만이 생긴 아이는 매사에 신경질적이 되었고 제가 잘못을 지적하기라도 하면 도끼눈을 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도리어 큰 소리를 치는 모습이 점점 잦아지게 되었고 저는 또 버릇없이 군다며 그 모습을 잡으려고 큰소리를 치니 사사건건 부딪히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가 애지중지 사랑했던 내 첫사랑, 내가 얼마나 너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라는 유치한 배신감과 보상심리가 초보엄마 마음속에 가득 들어찼고 좋아지겠거니 생각하며 그냥 가볍게 넘겼던 일들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게 되자 그제야 무릎 꿇고 기도하게 되었습니다.사실 기도는 계속 하고 있었지만 크게 와닿지 않았고 간절한 기도제목은 아니였습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내가 더 노력하고 애를 쓰면 아이와의 상한 관계가 회복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금이 계속 갈라지는 걸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게 되자 그제서야 부족한 엄마는 무릎 꿇고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들과 성경책을 읽고 있는데  아이가 아주 센치하게 혼자말을 하듯 말하지만 그 말하는 소리가 아주 크고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 치!

엄마는 날 늘 화나게 해!

엄마 아빠는 날 늘 화나게 하지~

으~~ 생각만 해도 너무 화가 나!

화가 난다!"


그 말을 듣고 흠칫 놀랐습니다. 늘 부모가 아이를 화가 나게 한다니. 부모 생각만 해도 너무 화가 난다니.. 무슨 말일까.. 이상하게 떨쳐지지 않고 자꾸 곱씹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듣고 분노 아닌 분노했던 말씀은 에베소서 6장 말씀이였습니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에베소서 6:4




그때 당시에도 제 잘못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그저 아이의 분노가 머리속을 하얗게만 만들었지 내가 아이에게 어떻게 무슨 잘못을 해서 아이가 그렇게 상처를 받았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던진 그 말은 가시처럼 깊이 박혔고 왜 그런지 하나님께 조용히 묻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품고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아주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셨고 보여주셨는데 너무 놀라웠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준 상처가 어떤 것인지 그제서야 알게 되었고 얼마나 큰 상처를 아이에게 준 것인지 깨닫고 나니 아찔해졌습니다. 시간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아이에게 준 상처는 먼저 언급했던 대로, 한 번도 아이의 편이 되어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였습니다. 그 사실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었고 분노가 되어 응어리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고 깨닫고 나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밤새 잠든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눈물 흘리던 시간들은 비단 저만의 시간은 아닐 겁니다. 아이들이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며 숨가쁘게 달려오고 겪어낸 하루동안 아이에게 본의아니게 준 상처와 엄마의 잘못이 떠오르면 그저 미안한 마음에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게 부모 마음이고 어디서부터 샘솟는지 알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몇일을 울며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가 이르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

창세기 32:28




 말씀을 읽는데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야곱이 밤새 천사와 씨름하는 유명한 성경구절입니다. 밤새 천사와 씨름하며 자신을 축복해주지 않으면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야곱을 천사가 축복해주며 야곱에게 '이스라엘' 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줍니다. 야곱은 배가 고픈  라반에게 팥죽권과 장자권을 맞바꾸고 어머니 리브가와 함께 거짓과 속임수로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장자의 축복을 가로채 삼촌 라반에게로 도망하는 신세가 되는 조금은 비열한, 그리고 나약한 성경인물입니다. 그런 야곱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주십니다.  후에 야곱이 낳은 그의 자식들은 바로 이스라엘 12지파 조상이 됩니다. 이스라엘의 근원이  것입니다. 나약하고 연약한 야곱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시고 축복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네 이름이 야곱이지마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 하시고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생육하며 번성하라 한 백성과 백성들의 총회가 네게서 나오고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오리라

창세기 35:10~11



말씀을 읽고 마음에 품기 시작하자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새로운 마음과 비전이 솟아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

연약하고 부족한 저에게도 새로운 이름을 주옵소서. 새롭게 하여 주옵소서. 연약하고 부족하고 미흡한 제가 사랑하는 큰 아이에게 준 상처와 아픔을 씻겨 주옵소서. 내 아이에게도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마음을 주옵소서. 나를 축복하소서. 내 아이를 축복하소서.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도록 상하고 아픈 마음을 치유하시고 새부대가 되게 하옵소서"



하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엄마가 처음이라서 엄마도 잘 몰라서 너에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질렀던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진심으로 사과하자 아이의 마음과 날카로운 눈빛이 누그러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관계는 놀랍도록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얼마나 크고 작은 실수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지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엄마도 사람이라서 엄마도 완전하지 못한 사람이라서 죄인이라서 그렇습니다. 아이도 깨끗하고 정결해보이지만 아이안에도 타고난 죄의 습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부딪히고 겪어내며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맞춰가는 것이 부모와 자식간이며 가족입니다.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빨리 알아차리고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 힘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기도와 말씀으로 깨닫게 하시고 변화시키시니 참 놀라운 은혜요 기쁨입니다.



내 아이를 노엽게 하지 마세요. 내 아이를 화나게 하지 마세요. 그래야 내 아이도 부모를 공경하고 땅에서 잘 되고 장수하는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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