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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Jun 13. 2022

운동과 담 쌓고 살던 내가 찾은 운동의 미학

새로운 도전과 시작 늦깍이로 입문한 운동의 매력

어렸을 때부터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습니다. 학생 때도 가장 싫었던 시간이 체육시간이였습니다. 여자치고는 키가  편이라서 다들 달리기를 곧잘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달리기 시합이 있을 때마다 대표주자로 하나 같이 저를 뽑아댔습니다. 저는 달릴 마음이 전혀 없는데 말이죠. 억지로 나간 달리기 시합에서 승부욕이 발동되어 1등이라는 쾌거를 이루어 "역시 키가 커서 달리기  할줄 알았어!" 라고 말하고 싶었을 그들에게 한결 같이 들은 얘기 또한 "키가 커서 달리기도 잘할  알았는데  이렇게 못해." 였습니다. 저는  꼴찌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기억 때문인지 저는 체육시간이 싫었습니다. 뛰는  싫었고 땀이 나는  싫었습니다. 승부욕이 없는 성격인 것도   했을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내다보니 운동하고는 거리가  여자였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에 엄마들만 봐도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없는 오전 시간에 운동을 하며 자기관리를 하는 모습이 가장 많에 눈에 띕니다. 어린 아이를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눈물바다가 되는 생이별의 시련을 겪은  서로 조금씩 적응해나가는 시간을 보낸 , 엄마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혼자서, 혹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요가나 필라테스에 등록하는 일입니다. 그나마 혼자서 하는 운동은  도움이  듯도 싶은데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운동을 하는 엄마들은 운동이 끝나면 그냥 헤어지기 아쉬우니 커피 한잔을 하든지 열심히 운동해서 땀을 흘린 보상으로 맛있는 점심들을 거하게 먹으러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저에게 운동의 매력은 도무지 찾을래야 찾을  없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혼자서는의지가 약해서 꾸준히 운동을 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뭐든지 내가 원하고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  의지로 하는 일에 효과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엄마들과 함께 운동을 하게  몇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저는 무리지어서 서로를 의지하는 운동도, 혼자서 뚝심있게 하는 운동도  어것 하나 선택하지 못한  운동과는 거리를 두고 살게 됩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놓고 혼자 있는 시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하고 싶은 독서를 하고 이런 저런 해야  일들을 하며 살림을 하고 장을 보다 보면 빠르게 지나가는  귀한 오전 시간을 나에겐 매력 없는 운동과 함께 나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마흔 중반의 문턱에 들어서자 이제 몸이  같지 않음이 느껴집니다. 이제는 자기개발이나 자기 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과 체력을 위해서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기 시작하는데요 운동의 매력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비싼 이용요금을 내고 학원에 등록하는  왠지 내키지 않습니다. 오며 가며 걸리는 시간도 무시할  없고 무엇보다 바로  앞에 있는 센터에 등록을 하더라도 오고 가는 발걸음이 하다 보면 무척 귀찮게 느껴지는 나약함이 문제가 됩니다. 돈이 아까워 꾸역 꾸역 나가게 되면 운동의 효과는 사라지게 됩니다. 운동은 해야겠고 하고 싶은 운동은 별로 없고, 운동에 돈은 따로 쓰고 싶지 않은 저에게  어울리는 운동은 그냥 걷는 운동  이였습니다. 이런 저런 고민 끝에 아파트 단지에 있는 휘트니스센터에서 런닝머신이라도 뛰자라고 결론을 짓고도 결국 저는 휘트니스 센터  앞에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찮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둘째 아이가 오늘은 학교에 꼭 일찍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서둘러서 준비하는 아이에게 맞춰 세 아이 모두 다 이른 등교를 마쳤습니다. 평소에는 좀 늦은 편이긴 한데 집앞 5분 거리에 있는 학교에 아이들을 들여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늘 9시였던 것이 그 날은 8시 30분이 되었습니다.



8시 30분이라니!

뭔가 나에게 없던 시간이 생긴 기분이였고 그냥 집에 들어가기가  아쉬워 무작정 걷기로 했습니다. 한참 등교하는 무수히 많은 아이들을 지나서 한적한 도로에 이르자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푸른 잎사귀 하나하나가 싱그럽게 느껴집니다. 내가 딛고  걸음씩 내딛는 발걸음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자연을 담고 품으며 이런저런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고 보니 바로  앞에  걷기 좋은 해안도로공원이 있습니다.



거기까지 걸어서  트인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이제 겨우 9시입니다. 평소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집에 돌아와 주섬 주섬 살림을 챙기던 시간에 이미 30분을 걷고 바다 앞에 앉아있다니 이건 아주 특별한 보너스와도 같은 시간의 선물입니다. 그러고 나니 시간의 소중함과 특별함. 지혜롭게 시간을  당겨써야 하는 삶의 미학을 운동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보너스는 늘 좋습니다. 그 날을 시작으로 아이들을 학교에 일찍 보내고 바로 걷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하는 시간도 참 아깝게 느껴졌는데 아이들을 학교에 일찍 보내자 나에게 없었던 보너스 시간이 생긴 듯 해서 그 시간이 아깝지 않고 오히려 참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걷기 시작하며 어제 봤던 풍경과 똑같지만 내 마음과 생각은 날마다 새로워지고 있음에 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마음이 참 평안해지고 점점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운동과 담 쌓고 살던 시간을 이겨내고 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봅니다.






여전히 둘씩 셋찍 짝을 지어 함께 걷고 있는 엄마들의 모습이 멀리서 보입니다.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의지하며 경쾌한 발걸음으로 함께 걷습니다.  안에도 분명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혼자 묵묵히 걷는  시간  마음을 돌아보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내가 하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는 혼자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전에는,

지금도 불완전하긴 마찬가지고 영원히 불완전한 상태이겠지만은 지금보다도  미숙했던 전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힘들었습니다. 혼자 있으면 괜히 외롭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있었고  함께 있어야   같고 모든 순간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누릴  없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그렇게 힘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시간이 내게 얼마나 유익이 되는지 알고 나니 혼자 있는 시간의 매력에 너무 깊이 빠질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기에 사람들과의 만남도  중요하고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다만 억지로 만들어내는 만남이 아닌 자연스러운 만남들이 들어차게 됩니다. 대중에게 휩쓸리지 않고 조용히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나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런 시간들이  많아져야 삶의 의미가 생기고 해야  일들이  많이 보이게 됩니다. 혼자서 다시 시작한 새로운 도전인 운동을 통해서 이런 삶의 미학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은 음식을 줄이며 절대로 배가 부르게 먹지 말고 거친 음식을 멀리 하고 일정하게만 먹어도 다시 운이 돌아온다.

식사를 제대로 정해진 시간에 하려면 생활이 일정하고 불필요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시작이다.
그러면 몸이 가벼워지고 운동을 하고 싶어지며 걷고 움직이다 보면 생각이 맑아진다. 그제서야 비로소 욕심과 욕망을 구분할 줄 알게 되고 들고날 때가 보인다. 그제야 비로소 대중이 움직이더라도 참을 수 있게 되고 홀로 반대편에 있어도 두려움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인연 속에 가려졌던 진정한 친구도 이때 나타난다. 이때부터는 모든 것이 잘 풀리고 건강도 재물도 인연도 얻게 된다.


돈의 속성 by 김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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