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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Jun 24. 2022

비와 함께 촉촉히 젖는 감성은...

장마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법

오늘아침도 걷기 시작합니다.

어제 밤새 내린 비에 흠뻑 젖은 들풀과 들꽃들이  선명한 빛을 내며 반짝입니다. 안개가 자욱히 내려앉은 대지 위에 들풀들은 어제와 똑같은 자리에 있지만 왠지 다른 모습으로 나를 맞이합니다. 아무래도 걷기에는 볕이 따가운 날보다는 이슬이 촉촉히 내려앉은 오늘 같은 날씨가  좋습니다. 하지만 더우면  더운대로 땀이   운동이 제대로   같아 그것도 좋습니다. 아무튼 걷는 운동은  좋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눈에 담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튼튼한 두 다리고 걷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이니 더 좋습니다. 몰랐는데 걷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나처럼 혼자서 걷기도 하고 둘씩, 셋씩 걷기도 합니다. 하지만 혼자 걷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걷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좋은 만큼 놓치는 것도 너무 많기 떄문입니다.


오늘 같은 비에 흠뻑 젖은 아름답고 고요한 자연을 눈에 품고 자연이 주는 감성충만해지는 이 느낌을 온전히 만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다 보면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자연은 그저 들러리가 될 뿐입니다. 하지만 혼자 걷고 있는 이 시간은 온전히 자연과 하나되어 교감하고 자연속의 주인공이 바로 내가 되고 자연이 오늘 이 시간 나의 주인공이 됩니다.



걷는 것은 늘 좋습니다.

자연을 품으며 혼자 사색하며 걷는 것은 늘 좋습니다.

비 오고 난 후엔 더 좋습니다.











비가 오는  차를 타고 이동하게 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니 우리 막내아이입니다.

비가 많이 오던 날, 형아들 픽업하러 학원 앞에서 기다리는데 막내가 자동차 유리창에 방울방울 맺힌 빗방울들을 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유리창에 예쁜 은구슬. 또르르륵 또르르륵"

아이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생각없이 와이퍼를 돌리자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은구슬 없애지마. 은구슬 예쁘잖아. 지우지마."

아이의 말을 듣고 보니 세상 예쁜 은구슬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네요.  앞을 잘 보기 위해 생각없이 돌렸던 와이퍼는 막내의 은구슬을 없애고 있었습니다. 너무 예쁜 동심이지요.


그 뒤로 비오는 날, 자동차를 타게 되면, 와이퍼를 돌리게 되면 늘 우리 막내가 생각이 납니다.

은구슬 없애지 말라던 우리 막내 아이가 생각이 납니다.








비가 주는 감성이  좋습니다.

전에는 비가 오는 날이 참 싫었습니다.

조금씩 나이가 들고 보니 비 오는날의 운치를 즐길 수 있고 비오는 날의 감성에 젖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에 흠뻑 젖은 예쁜 들풀과 들꽃을 만끽하며 걷고 있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왠지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비가 주는 감성이 참 좋고 비가 오는 날이 좋아졌지만 아직 비를 흠뻑 맞고 온전히 즐길 준비는 안되었나봅니다.



#비 #장마 #감성 #운동 #산책 #걷기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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