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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Jul 04. 2022

불완전한 선택의 찰나가 모여 아름다운 인생의 합이 되는

불완전한 세상속에서 불완전한 선택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선택하며 살아갑니다.

사소한 먹거리부터 시작해서 삶의 운명을 결정하게  수도 있는 크고 중요한 선택까지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선택의 찰나들이 모여 인생이 확장되는 듯도 합니다.






맛있는 브런치 맛집에 들어가서 무얼 먹을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도 힘든 저에게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 것은 [배달의 민족] 앱에 있는 "오늘 이 메뉴 어때?" 라는 카테고리였습니다. 선택에 자유롭지 못한, 저 같은 결정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먹고 싶은 메뉴' 를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자동으로 메뉴를 선점해 계산해주고 배달해주는 카테고리가 생겼다는 것 입니다.



저는 한 번도 이용해보진 않았습니다. 나의 소중한 한 끼를 AI선택에 맡기고 싶진 않더라구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데카르트의 말을 신념하며 나의 결정권을 기계에게 넘겨주고 싶진 않았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무얼 먹을지?' 도 고민하고 선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나의 오늘 소중한 한끼가 AI로 인해 결정된다는 사실이 참 신선한 충격이였습니다.




그런 소소한 선택이라면 그나마 참을 만 합니다. 내 앞에는 늘 두 갈래의 길이 열렸습니다. 두 갈래의 길 모두 좋아보일 때 선택은 더 어렵습니다. 두 갈래의 길 중에서 한 갈래만 그럴 듯 해 보이고 다른 한 갈래의 길은 가봤자 뻔한 그런 길이라면 선택이 어렵지 않겠죠. 무엇보다 두 갈래의 길 중, 어느 길로 가야할지 선택이 어려운 것은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막막한 불안감일 것 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감히 상상하고 가늠할 수도 없는 그 길의 끝을 판단해보고 추측해보려 애를 씁니다. 물론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기에, 인생의 송두리째 바뀔 수도 있는 선택이라면 장단점을 비교해보며 오래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하는 건 신이 우리에게 주신 특권이고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 창조된, 우리에게만 주신 특별한 지성이고 감성입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의 순간들은 언제나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이였습니다. 그 길의 끝이 무엇일지, 그 길을 가는 동안 만나는 어려움은 무엇일지 두렵거든요. 결국 그 길을 선택한 나를 한탄하며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는 불안함이 선택을 더 두렵게 합니다.








[여덟 단어]에서 말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선택을 하고 나면 답은 그 자리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선택을 하고 나서는 뒤돌아보지 말고 오늘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되는 "현재"에 만족해야 합니다.






만물의 이치가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으니, 나를 돌아보고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즐거움이 더없이 클 것이다.


만물개비어아의
반신이성 낙막대언 (맹자)




우리는 나의 삶을 제외한 다른 사람의 삶이 꽤 멋지게 보일 때가 많습니다. 우리보다 우월한 사람을 보며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로 인해 좀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부딪히며 성장해나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의 삶에 만족하고 나의 현재를 존중하고 집중하게 된다면 불완전한 선택에도 만족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선택은 없고 옳은 선택은 없는 것이고 그저 선택을 한 후에는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즉 현재에 집중하며 현재를 존중하게 되는 삶이 훨씬 더 유익이 됩니다.









선택을 옳게 만든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바로 돌아보지 않는 자세라고 [여덟단어]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그것은 또 다른 잘못의 시작이 되고 선택을 한 이상, 그것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 되고, 그 순간은 바로 현재가 됩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집중하며 지금 살아있다는 놀라움과 존재하고 있다는 황홀함에 취해 온전히 이 순간을 살아가야 합니다.







살아있다는 그 단순한 놀라움과
존재한다는 그 황홀감에 취하여


[김화영]



매 순간이 나에게 머무는 것에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느끼며 해가 뜨고 지고 아침에 눈을 뜨고 감고 숨을 쉬며 살며 꿈을 꾸고 있는 현재에 집중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면 두려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중한 선택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선택을 하고 난 후에는 돌아보지 않을 용기가 생기고 여전히 나의 불완전한 선택에도 그 선택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후회하는 것이 아닌 그 불완전한 선택도 옳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믿음과 현재에 집중하여 살아가게 될 것 입니다.










몇일 전 피아노를 체르니 40까지 배운 큰 아이와 피아노에 대해서 짧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남자 아이치고 피아노를 꾸준하게 성실히, 오래도 배웠고, 피아노를 향한 열정이 사그러들지 않아 '피아노 전공을 시켜야 하나?' 싶은 고민에 빠진 적도 있게 만들었던 큰 아이입니다. 그런 큰 아이에게 '피아노를 칠 때, 어떤 부분이 가장 좋고 재미있었는지' 를 묻자 아이가 대답합니다.





"그 손가락을 올려놓고 악보를 보면서 악보를 보든 보디 않든지 간에 순간적으로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


그런데 의심하는 순간 틀리는 거야.

의심하지 않고 나를 믿는 순간 손가락의 위치가 틀리지 않아. 그래서 나를 믿고 내 직감을 믿고 피아노를 쳤는데 그게 맞았을 때 그때!! 기분이 너무 좋은거야.


나를 믿었는데 그게 맞았을 때,

그때 기분이 너무 좋아!"





아이가 피아노를 치면서 그런 감정을 느꼈다니 참 좋았습니다. 피아노를 곧잘 친 아이와 함께 [캐논 변주곡]의 다양한 연주모드를 즐기고 감상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나를 온전히 믿고 손가락에 믿음을 실어 피아노를 치는 그 기분, 얼마나 짜릿할까요? 물론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했는데도 손가락을 제 멋대로 자리를 못 찾고 다른 음을 낼 때도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를 믿어야 합니다. 내 선택을 믿고 내 선택을 존중해주고 나의 현재를 즐기고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게 내 삶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선택 후에 일어날 가보지 않을 길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삶은 불완전한 것 투성이니까요. 완벽한 삶을 사는 사람은 없는 거니까요. 모든 순간에 의미를 부여해서 불완전한 선택 속에서도 찬란한 순간을 잡고 있다면,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를 불어넣어준다면 그게 현재의 답이 되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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