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용기

다른 사람은 그냥 나와 다른 사람이다.

by 쓰는핑거

나는 내성적인 성격이다.

내성적인 성격이긴 하지만 어느 날은 굉장히 외향적인 것 같기도 하다. 낯가림도 없이 싹싹하게 사람들과 교제를 나누고 뭔가 리드해나가며 이끌어나갈 때도 있다. 그럴 땐, 내가 내성적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분위기를 잘 살리고 사람들을 잘 끌어당긴다'라고 말한다. 그런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인사말이 왠지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후끈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내성적인 사람에게도 외향적인 모습들이 있다. 늘 내성적이고 소극적이고 조용한 모습으로는 살지 않는 것 같다. 그렇게만 살다가는 속이 새까맣게 문드러질지도 모른다. 조용하고 소극적인 모습이 지겨워지면 어느 순간 나는 외향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사람들을 만나 즐기고 분위기를 열심히 맞추고 사람들 속에서 바쁘고 분주하게 살아간다. 또 그 모습이 지치고 힘들어지면 난 또 조용하게 혼자 보내는 고독을 즐기며 고독한 그 순간에 흠뻑 빠져서 지내게 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그런 양면의 모습이 존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맞다고 느껴질 때가 많은 나는 아무래도 그런 성격의 소유자답게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행동과 말을 꽤나 많이도 신경 쓴다. 모든 촉이 그쪽으로 쏠려있는 듯하다. 나의 행동 한 가지, 나의 말투 하나하나가 다 나를 찌르는 화살로 돌아온다. 후회하고 자책하기 일쑤이다.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서 집요하게 혼자 후벼 파기 시작한다.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왜 그런 말을 한 걸까 곱씹으며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무겁게 짓누른다. 사람들이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해본다. 별로 매력이 없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도 자주 드는 생각이다. 내성적이면서도 소극적인 나는 자존감도 아주 바닥인 것이다. 우울증 약을 먹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내 모습이지만 다행히도 우울증 약을 먹지 않아도 될 만큼 건강하다. 늘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어쩌다 한 번씩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말이다. 여하튼 이런 생각들은 나를 꽤나 힘들게 하고 피곤하게 만들고 자존감을 바닥으로 치게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에게는 혼밥이나 혼영 혼카, 등 혼자 즐기는 시간을 가질 때에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혼자 있는 내 모습이 초라하진 않을까. 왜 저 사람은 혼자 있나? 친구가 없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나를 안쓰럽게 바라볼까 봐 솔직히 두렵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나 또한 그 사람들을 그렇게 바라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을 너무 의식하고 신경 쓰는 내가 싫어서 좀 고치고 싶어졌다. 좀 자유해지고 싶어졌다. 처음으로 혼밥에 도전해보았다. 이이폰을 끼고 보고 싶은 유튜브 채널을 틀어놓고 채널의 재미에 푹 빠져 여유롭게, 아직은 어색하지만 생각보다 편안하게 혼밥에 성공했다. 늘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며 먹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오롯이 밥 먹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고 내가 보고 싶었던 유뷰트 채널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내친김에 혼자 카페에도 갔다. 혼자 카페에 가는 건 정말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나에게 카페란 삼삼오오 도란도란 둘러앉아서 담소를 나누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혼자 책이라도 보고 싶어 카페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기도 했지만 '뭘 굳이.. 집에서 조용히 보면 되지... '싶어서 가지 않았던 곳이다. 그런 카페에 목적 없이 혼자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블로그에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다. 편안하면서도 여전히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아는 사람이 내가 혼자 있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불안이 이내 가시질 않았다. 하지만 두번째로 혼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게 되었을 때는 묘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연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며 그 피로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사실이 은근 기분이 좋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물론 사람들과 교제를 나누는 일이 반갑고 유익한 시간들도 있다. 그런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고, 그런 시간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하지만 사람들과 둘러싸여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에너지를 쏟던 시간에서 조금 떨어져 나 혼자 오롯이 시간을 보내며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그 시간의 매력에 편안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니 나를 좀 더 돌아보고 나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내성적인 사람일수록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존중해주는 것이 좋다. 나의 참모습을 깨닫고 일부러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사람을 신경 쓰고 있는 시간에 나를 더 돌아보고 나를 더 알아가기로 했다. 쓸데없는 일에 더 이상 내 에너지와 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일 뿐이다. 나와 다른 사람. 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하는 나와 다른 사람의 시선과 행동과 말에서 나는 자유로워지기로 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 다른 사람의 조언, 다른 사람의 말 등 '다른 사람'이라는 말이 은연중에 많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다른 사람'은 우리 삶에 많은 부분에 걸쳐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칭찬과 존경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다른 사람의 비판과 무시로 말미암아 고통스러워한다. 즉 , 우리의 감정은 항상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다른 사람의 의견에 휘둘리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그렇다면 당신은 무슨 일을 하든 당신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과 시선만을 고려하는 것이다. 당신이 싫어도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대로 하는 삶은 과연 유의미할까? 정말 당신의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홀로서기 연습 ]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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