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담을 즐기지 않을 용기

아름다운 침묵...

by 쓰는핑거







사람들은 말하기를 좋아한다.

다양한 대화가 오고 가며 대화를 통해 서로를 파악하고 더 알아가며 친밀함을 느낀다. 나와 다른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하고, 또 실망을 느낄 때도 있으며 위로와 공감을 받기도 한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서로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느끼는 공통점 중 하나는, '나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싶은 마음이었다. '사람이 생각하고 좋아하는 거 다 비슷하구나. 다 거기서 거기구나..'싶은 생각들 말이다.








나와 정말 다를 것 같은 사람들도 내가 싫은 건 그 사람에게도 싫고, 내가 좋아하는 건 그 사람도 똑같이 좋다는 사실이다. 사람 마음이 다 똑같다는 것이다. 사람 본성은 모든 인간이 타고나는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이다. 그런 사실이 참 위로가 된다. 사람마다 연약함이 있다. 강함과 그 사람의 장점이 되는 모습 뒤에 약한 모습이 동전의 양면성같이 존재한다.









사람들과 교제를 나누다 보면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가는 탐색전이 이루어진다.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파악하게 된다. 여러 번 만남을 가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의 고갈이 찾아온다. 더 이상 화젯거리를 찾기 힘들어지고 대화거리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화제에 오르게 된다. 그 사람을 칭찬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그 사람의 부족하고 약한 모습이 이야기에 오를 수도 있고, 그 사람에 대해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대화가 아니라 그냥 험담이다. 칭찬이면 상관이 없는데, 사람들은 보통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칭찬보다는 흉을 보는 걸 더 즐겨하고 재미있어한다.





오죽하면 친한 사람들끼리도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라는 말이 나왔을 가... 내가 그 자리를 비우면 자연스럽게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가 화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고 실제로 그렇다. 사람들은 주로 그 자리에 없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하는 걸 좋아한다. 그 사람이 했던 말이나 행동을 화두로 삼아 우리끼리 예측하고 상상하고 단정 짓는다.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된 모든 상황과 환경은 배제하고 그 순간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고 말하게 된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되고 그런 말을 하게 된 이유와 상황이 늘 있더라는 것이다. 사람마다 자란 환경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나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우리는 그 사실은 배제한 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에 쓴소리를 뱉어내기 바쁘다...







강원국 작가는 [어른답게 말합니다]에서 살다 보면 남의 입방아에 오를 일이 생기고, 문제가 크건 작건 그런 경험은 불편하고 언짢다고 말한다. 남의 입방아에 오르게 되는 원인으로 첫 번째, 성격이 못돼서, 두 번째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두 가지를 조심하라고 말한다. 하나는 남들이 흉볼 때 거들지 않는 것, 또 하나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말조심하는 것이라고 책에서 말하고 있다. 남들이 흉볼 때 같이 흉보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조금은 자신이 없다. 듣고 말하다 보면 나도 그 사람에게서 느꼈던 이상한 부분들,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생각나서 입이 간질간질해지며 조금만 맞장구를 치게 되면 이내 험담의 토네이도에 빨려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조금은 절제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알기론 전혀 괜찮은 사람이 아닌데 그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그 사람을 칭찬하고 치켜세우면 적당하게 노코멘트할 수 있게 된다. 또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른 거니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 친한 사람들끼리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화제에 오르려고 조짐을 보이는 순간 , 서로 말을 아끼며 그 화제에서 벗아나려고 애를 쓰며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서, 어른이 되면서 어른이 되었다고 어른답게 말하는 법을 알게 되고 배우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몸은 마흔 살, 쉰 살인데 말은 이삼십 대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말도 나이와 함께 자라야 한다. 나이와 함께 말솜씨가 자라나는 데 가장 걸림돌이 되고 방해가 되는 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험담일 것이다. 나이가 많고 적고간에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는 모습은 누구나 아름답지 못하고,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보일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말은 나에게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침묵을 지키고 침묵하는 걸 즐겨하며 한 마디를 하더라도 신중하게 내뱉는 연습을 좀 더 해야 하는 것이다.






말을 좋아하면 남의 말을 많이 한다.
남의 말 내가 하면 남도 내 말을 한다.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을 말까 하노라.

[청구영언] 작가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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