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녕 Jun 03. 2024

5장. 시간이 주는 달달함 #코코로카라

푸딩이 더이상 탱글탱글하지 않았다.




#코코로카라

지금의 대국민브랜드가 되기 전,

브레드푸딩이라는 것이 생소하던 시절

꾸준하게 자신들의 맛을 알렸기에 지금은 푸딩을 떠올렸을 때

많은 사람들이 코코로카라의 푸딩을 떠올린다. 

닐라웨이퍼, 사실상 우리에게 계란과자로 더 익숙한 그 과자가 부드러운 크림과 만나

숙성될 수록 촉촉꾸덕해지며 하나의 케이크가 되는 과정까지.

디저트를 잘 모른다면 낯설 수 있어 브레드 푸딩에 대해 말을 덧붙이자면,

디플로마크림(보통 생크림 + 커스타드크림) 의 묵직하면서 풍미진한 크림에

초코, 황치즈, 말차 등의 플레이버가 더해지고 

케이크의 시트 역할을 해줄 계란과자 대신 미쯔, 오레오, 쿠크다스 등

우리에게 익숙한 묵직한 과자들이 만나면


익숙한 듯 매력적인 케이크, 브레드 푸딩이 완성 된다. 


코코로카라의 브레드 푸딩은 도감급으로 종류가 다양하며 

코코로카라 이후 푸딩 맛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현재 편의점에까지 나온 브레드푸딩인데, 아직도 안먹어봤다고?





1) 음식은 당일에 먹는게 젤 맛있는 거 아니야?


디저트에는 시간의 흐름이 존재한다. 전날 먹고 남겨둔 음식이 더 맛있는 경험 해본 적 있나?

무슨 음식이든 갓 나왔을 때 바로 먹는게 제일 맛있고 다음날 두면 괜히 먹기 싫어지기도 한다.

이미 맛있는 순간을 경험했는데 그 순간만큼 만족감을 주는 음식은 잘 없거든. 

사람은 간사해서 한번 경험해본 것에는 크게 흥미를 잃곤 한다.


그러나 빵과 디저트를 좋아하면서,

느낀 큰 매력 중 하나가 먹을 때 마다 또 다른 즐거움과 경험을 선사한다. 

그래서 또 다른 기대를 하게 되고 또 다른 설렘을 품게 된다. 말하면서도 참 즐겁다! 빵과 연애하나?



망원동에서 연남동으로 가는 길, 아주 한적한 길가에

오두막처럼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칠해진 작은 집은 디저트가게이다.

추운 겨울, 일단 몸을 녹이고 싶어 들어갔고,

예쁜 색감의 마들렌과 크림이 가득채워진 브레드푸딩들이 가득했다.


매장 내부나 외부에 있는 캐릭터가 푸딩 위에도 꼽혀져있고

포장 가방에도, 매장 여기저기에 굿즈처럼 같이 놓여있었다. 

뭔가 모르게 하나쯤은 소장하고 싶게 만드는 캐릭터 때문에 소중하게 하나를 구매했다.

'미쯔말차푸딩' 


당장 먹을까 하다가 크림으로 가득 찬 푸딩을 보자 아이스크림이 떠올랐다. 차갑게 먹어야 할 것 같아!

크림류 디저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코코로카라도 큰 맘 먹고 도전했었다. 새로운 음식을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두려움도 크거든. 실패하는 게 두려울 때였다. 사람이 실패도 여러번 해봐야 하는 것 같다. 실패를 안해보면 계속 두려워서 도전 조차를 안한다. 나는 디저트를 통해서 실패도 배웠고 성공도 배웠다. 





2) 그래서 맛이 어땠냐고?



냉동고로 집어 넣었다가 약간 해동되기를 기다린 뒤 

적당히 녹았을 때 예쁘게 퍼서 사진도 귀중하게 찍어준 뒤 한 입 도전했다.

깊고 진하게 퍼지는 말차맛에 블랙쿠키의 꾸덕촉촉함이 감싼다. 두개의 조화가 너무 좋았다.

정말 따로 놀고 있는 게 아니라 두개가 함께해서 맛있다는 게 느껴졌다. 


이 푸딩을 숙성하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안에 시트들에 크림이 촉촉하게 베어들 때

이 푸딩은 완성된다. 디저트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 인내의 시간을 함께했기에 더 맛있는 것인지, 

그냥 맛있는 건지 몰라도 디저트에서도 삶을 배우는 자세로 다가가면 삶이 참 재밌다.


혹시 홍대, 더현대를 가게 된다면 코코로카라 미쯔말차푸딩 , 꼭 추천한다.

쓴 맛과 단 맛, 부드럽고 촉촉한데 꾸덕한 맛, 

그 모든 것이 함께하는 디저트이다!

대신 꼭 숙성해서 먹어라 시간의 인내를 이겨낸 자, 더 맛있을 것이다.



3) 브레드푸딩 같은 사람


브레드 푸딩에 빠진 뒤 ,

브레드 푸딩을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다.

만들면서 깨달은 건 이 친구 아주 도화지같은 친구다! 기본 베이스를 만들면 거기에 어떤 플레이버와 쿠키들을 넣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결국은 무한대로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서 담아두고 하루 이틀 숙성시키면 재료들끼리 아주 조화로워진다.


그렇다고 재료를 넣고 뒤섞은 뒤 바로 먹으면 또 따로 노는 느낌이다. 

매력적인 사람은 시간이 지날 수록 궁금해지는 사람이라고 한다. 천천히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깊어지고 조화로워지는 사람이 되야지! 처음부터 모두가 맞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 시간을 인내해주는 사람과 조화롭게 살아가자 ! 브레드푸딩 가득 먹으면서 






글을 읽고 써볼수록 이야기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나의 빵 일대기는 나의 성장일기이기도 하겠다.


작가의 이전글 4장. 가장 따뜻했던 눈 내리는 날 #은비스브레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