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생 새내기가 된 아들은 대학생활도 만끽하면서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학기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잠깐 했던 식당 서빙 알바는 그릇을 깨는 등 실수가 많았는지 다시는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러다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에서 보조출연 알바를 보고 시작하게 되었다.
보조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기본 계약서를 쓰고 사진과 키 몸무게 등을 등록한다고 한다. 그리고 부정기적으로 출연 공지가 올라온다는데 하겠다고 답하면 그때 정확한 시간과 장소가 공지되고 의상 조건을 알려 준다고 한다. 보통 2~3벌의 의상이 필요한데 의상 컨셉이 바로 전날 공지되기 때문에 전날 옷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정장이 필요하면 아빠 옛날 양복까지 뒤져서 챙기기도 한다.
요즘 날씨가 너무 무더운데 야외 촬영이 많고 시간적 배경도 여름이 아닌 경우가 많아 아들이 보조 출현 알바를 가는 동안에는 걱정이 많다. 아들은 낮에는 폭염과 싸워야 하고 밤에는 쏟아지는 졸음과 끔찍이 싫어하는 모기떼와 싸워야 한다.
하루 일하는 일당은 정해져 있으니 주최 측에서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몇몇 보조 출연자를 하루에 여러 촬영지를 이동하면서 찍기도 하는 것 같다. 잠깐씩 아들과 문자를 주고받으면 ‘차로 이동 중’이라는 문자가 오기도 한다.
방금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쓰러질 뻔했어”라는 말에 당장이라도 차를 끌고 가 아들을 모셔 오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세상 경험도 중요하고 아들이 선택한 일이라 무조건 힘들면 하지 말라고 얘기할 수도 없다. 자신이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이다. 하지만 부모가 어느 선까지 돕고 어느 선까지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켜볼지는 온전히 부모가 가진 지혜의 몫이다. 그러니 늘 지혜로운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랑을 가장한 간섭이 되지 않도록 부모도 자녀가 노력하는 만큼 늘 노력해야 한다.
보조출연 알바를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이 되었는데 참여한 드라마 제목이 매번 다르다. 단역 배우면 대본도 있고 어느 장면에서 나오는지 알 수도 있는데 보조 출연은 최소 8부작에서 12부작 등 어느 회차에 나오는지 어느 장면에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그나마 편집이라도 되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 아들이 고생한 현장을 보려면 한 장면도 남김없이 봐야 한다. 집에 티브이도 없고 그동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드라마는 그나마 대충 줄거리라도 알아볼 요령으로 유튜브나 신문 기사로 확인했다. 이제는 줄거리 파악보다는 아들이 어떤 장면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모든 장면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윌리를 찾아라, 아니 아들을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