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몰토크 Aug 16. 2024

산불의 범인은 누구일까?

연일 뉴스에서 미국과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콜롬비아( British Colombia) 주와 앨버타(Alberta) 주에

서 일어나고 있는 산불에 대한 이야기로 시끄럽다.


올해도 역시 또다시 출격~이다.

과일나무도 해 걸이를 한다는데 산불은 몇 년 전부터 예외가 없이 해마다 일어난다.


캐나다는 원래 겨울이면 폭설과 추위로 인해 어려움을 겪긴 하지만 대신 따듯한 계절이 오면 파란 하늘을 뽐내며 오염되지 않은 맑고 상쾌한 공기를 자랑할 정도로 쾌적한 곳이기도 하다.


언제나 살기 좋은 나라(?) 순위에 들어간다는 사실에 있어서 다른 것은 몰라도 청명한 하늘만큼은 부정하고 싶지 않다.

그런 캐나다가 조금씩 변해가는 듯하다.


추위를 많이 타긴 하지만 여름에도 반팔을 입은 적이 없고 습도가 있긴 해도 높은 편이 아니라 끈적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인지 집집마다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는 한국과 달리 에이컨이 있는 집은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기껏해야 더우면 선풍기인데 창문만 활짝 열어놓으면 그것도 사실 필요 없다.


물론 기온도 동부와 서부 간의 차이가 있긴 하다.

동부는 한국과 비슷하게 여름에 좀 더 습하고 서부 중에서도 만년설이 산 꼭대기를 이불처럼 덮고 있는 록키를 끌어안고 있는 앨버타주는 겨울에 눈도 많이 오고 춥지만 해가 많아 좋고 비씨주는 눈은 많이 오지 않지만 대신에 비가 많이 와서 우울증에 걸릴 정도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랬는데 지금은 눈도 줄고 비도 줄고...


모든 매체를 통해 열심히 외쳐대는 CLIMATE CHANGE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이곳에 처음 왔던 때와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캐나다가 나무가 많은 곳이긴 해도 산불이 이토록 자주 일어나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우리와는 어떤 상관 관계도 없는 이름도 생소한 지역에서 어쩌다 한 번씩 벌어지는 일은 모르고 지나가는 일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가까이 또는 멀리... 어디서나 이맘때만 되면 대피하고 진압한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작년에는 동부에 있는 노바스코샤 주에서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라고 크게 떠들더니 올해는 누구도 뭐라 한 적도 없는데 굳이 형평성을 유지하겠다고 산불이 서부로 이동을 했나 보다.

이제는 불씨들이 동서부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번갈아 가며 위협하는 통에 캐나다 전역 어디에나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없어지는 듯하다.


물론 이런 일이 캐나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가장 가까이 있는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예외는 없어 보인다.

여기저기 산불 아니면 홍수에 가뭄, 폭염, 토네이도... 변덕스러운 온도 변화에 적응 안 된 기후가 감기라도  걸린 듯 몸살을 앓면서 똑똑했던 감을 점점 잃어 간다.


요즈음은 특히 재스퍼 국립공원(Japer national park) 산불이 큰 이슈로 등장한다.


재스퍼는 서부 쪽에서 벤프와 함께 대자연이 만들어 낸 호수와 계곡이 많아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시즌만 되면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곳에서 산불이라니...

좋다고 해서 모처럼 휴가내서 그곳을 찾은 사람들은 무슨 죄이고 그곳에서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여름 성수기특수를 기대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인들은 뭔 날벼락일까 만은 마을의 1/3이 전소(全燒)되는 등 그 피해가 상상이상이라고 한다.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던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남은 것이라고는 숯덩이로 변한 시커먼 나무조각들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이곳의 특성상 콘크리트가 아닌 대부분 나무로 지어진 건물들이라 불에는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고 층고가 단층 아니면 2층으로 낮다 보니 손쓸 시간도 없이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아 고층이었으면 그래도 타다가 멈춘 위층이나 아래층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볼 수가 있을 텐데 재의 흔적만 남아있는 현장은 참혹한 전쟁이 휩쓸고 간 폐허를 연상케 한다.


이 여파로 멀리멀리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눈치 없는 바람 타고 날리는 잿더미가 맑고 깨끗하기만 하던 하늘을 뒤덮어 황사가 몰려왔을 때 보다 더 뿌연 하늘을 연출한다.


상황이 이지경이면 공기는 말할 것도 없다.

시골집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듯 사방팔방 나무 타는 냄새가 매캐하게 코와 목을 자극해 온다.


혹여라도 운동한다고 밖에 나가 있거나 하필 이런 때 집안의 공기정화를 한답시고 창문을 살짝 열어놓기라도 하면 눈에 보이지도 않게 몰래 숨어 들어와 속이 메스꺼워지기도 한다.

그러면 괜히 산불을 일으킨 사람들을 원망하기도 한다.

왜 산불을 내서는... 조심 좀 하지...


산불은 어떤 경우든 사람들의 부주의로 일어나는 인재라고만 믿고 있었다.

실수로 담배꽁초를 떨구거나 산에서 불 피우는 것은 금지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고기를 구워 먹고 난 후 제대로 불을 끄지 않아서 또는 산속 캠핑이 추우니까 나무를 모으고 피날레를 위해 캠프화이어 까지 하느라 지핀 불씨가 바닥에 있는 풀들에 튀어서... 


그래서였나? 사람이 갈 수 없을 것 같은 저 높은 산에 도대체 어떻게 올라가 불을 피울 수 있었는지가 늘 궁금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당연하다고만 여겼던 그 생각에 의외의 놀라운 반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람이 아닌 기후변화로 인해 병들어 버린 자연이 일으킨 재해라고 한다.

그것도 완전 예상밖의 번개가 그 주범이라고 한다.

번개가 어떻게 불을 낸다는 거지?


해가 나는 것이 더 좋긴 하지만 눈도 오고 비도 와야 곡식도 자라고 우리가 먹는 물도 공급이 되니 옛날처럼 기우제를 지내서라도 불러와야 할 판이다.

눈 비가 부족해 우물이 마르고 물이 부족해지면 사람이나 동물뿐 아니라 더위에 지친 식물들도 목이 타 들어간다.


심한 가뭄으로 갈증에 시달리느라 정신이 몽롱한 때 어쩌다 비 없는 하늘에 생으로 번개가 번쩍하면서 바짝 마른 잎에 살짝 닿기라도 하면 성냥을 그어 확~~ 하고 점화가 되듯 그 순간 그것이 불씨가 되어 옆에 있는 나무들로 계속 옮겨가면서 불을 일으킨다고 한다.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친 셈이다.

번개가 범인이라니...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당신이 한 발언을 법정에서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수갑이라도 채우면 잠잠 해지려나?


헬리콥터가 물 바구니를 싣고 수없이 퍼다 나른 들 그 넓은 산에 비하면 눈물만큼이나 작은 양이라 표도 나질 않으니 꿈적도 안 하고 속수무책이다.


산을 다 태워야 멈추려는지 한번 붙어버린 불은 옆으로 앞으로 뒤로 단거리 육상선수? 아니 위로 쏘아 올린 로켓 마냥 빠른 속도로 퍼져만 간다.

커다란 나무들이 뜨거워 악을 쓰며 뿜어내는 그을음으로 빙하까지 녹아내린다.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그에 따른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 속에 얼어 숨어있던 바이러스가 살아 숨 쉬게 되면 인간이 더 이상 살 수가 없다고 하는데 정말 지구 종말이라도 다가오는 건가 불안해진다.

겨울에 눈이라도 와서 그 위를 덮어주면 방패막이라도 되어 주겠지만 그 양도 점점 줄어들고 산불이 일어나는 횟수는 더 잦아지면서 녹는 속도가 점점 가중되어 가는 듯하다.


불도 물도 무서운 이유는 손을 쓰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자연이 네가 벌인일이니 소낙비라도 펑펑 내려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하려무나!" 협박을 하거나 

"내려주면 안 되겠니?"살살 달랜다고 한들 말이라는 것이 절대 통할리 없을 테니...

성난 자연 앞에 인간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남김없이 다 잡아갈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 바늘구멍만큼 작은 것이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곳곳에서 환경 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긴 한데 죽어가는 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이런 일들이 자꾸 생기는 걸 보니...


망가져버린 자연이 화를 풀고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는 모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인간에게 기본 면역력이 있듯이 자연도 자생능력이 있다고 한다.

어디선가 목숨 건지고 간간히 살아남은 나무들이 타버린 친구들을 거름 삼아 다시 씨를 뿌리고 언젠가는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것이 언제인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마도 우리 세대를 지나 다음다음 세대가 되지는 않을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들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 여태까지는 저 멀리 불구경만 했다손 치더라도 이제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너도 나도 환경과 지구 지킴이가 되어 뭐라도 동참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산불은 이제 그만!



 





매거진의 이전글 땅따먹기 하자는 건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