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2. 인생 제2막의 시작)
유튜브 쇼츠 영상에서 외국의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강연한 내용 중 인상 깊었던 영상이 하나가 있다. 물컵 안에 골프공을 가득 채운 후 학생들에게 이 컵은 가득 찼냐고 물어보자 학생들은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을 한다. 교수는 자갈을 추가로 넣고 같은 질문을 또 하자 학생들의 대답은 역시나 그렇다고 하니 그다음엔 모래를 넣는다. 이후 다시 같은 질문을 한 후 가득 차있는 것처럼 보이는 컵에 추가로 물을 담는다. 학생들이 신기해하자 이때 교수는 한마디를 한다. 여기서 만약 이 같은 물컵 안에 같은 순서대로 담지 않았다면 전부 다 담을 수 없었다는 말을 하는데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나 싶을 정도로 와닿는 실험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본인 인생에서 골프공이 무엇인지, 자갈이 무엇인지, 모래가 무엇인지, 물이 무엇인지를 알고 담지 않는다면 결국 모두를 다 담을 수 없다. 컵의 크기가 정해져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또한 정해져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은 20대에서 30대까지다. 의학 기술 발달로 인해 평균 수명이 100세인만큼 인생은 정말 길지만 내 두뇌와 체력이 가장 활성화가 잘 되는 시기는 20대에서 30대까지다. 하지만 이 기간에는 여행, 게임, 친구, 연애, 술자리를 비롯한 수많은 유혹이 즐비할 시기임은 분명한데 이것들은 포기하라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에서 아주 잠시만 후순위로 두고 더 중요한 것들에 집중을 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 중 한 명인 워렛버핏도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가치를 두는 것 25가지를 골라보라고 한 후 중요도에 따라 가장 중요한 것부터 덜 중요한 순서로 정렬을 하게 하고, 상위에 있는 5가지 만을 위해 모든 일정을 계획하고, 나머지 20개는 안 하려는 노력을 하라는 명언이 있지 않은가. 체력과 시간, 집중력에는 한계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우선순위 없이 열심히 하기만 하는 것은 오히려 능률을 더 저하시키고 결과 또한 분산되기 마련이다.
나는 내 인생에서 20대, 특히 25살부터는 친구를 만난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로 거의 없다. 25살 이전까지는 가수의 꿈을 키우며 연습생 시절 자기 관리를 하고 연습실에 있던 기억밖에 없고, 25살 이후 영업직을 시작하면서 고객을 만나고 그들에게 내가 필요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실행하며 자기 계발과 지식, 내공을 쌓는데 집중했던 쏟았던 시간들만 기억난다. 하지만 지금 현재 내 인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천사 같은 5개월 된 딸, 그리고 양가 부모님이 계신다. 단순히 직장 동료라고만 얘기할 수 없는 소중한 나와 함께하는 러닝메이트 같은 팀원들이 있고 동료들이 있다. 무엇보다 행복한 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챙기고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생겼고, 받는 것보다 주는 인생이 더 행복하다는 걸 이른 나이에 깨달았다는 것이다. 내 몸은 한 개이고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이다. 우선순위를 정해두지 않고 막연하게 열심히 하는 패턴은 이제 버리고 목적지 설정을 당장 해보길 바란다.